[한·아세안 30주년]박정호 SKT 사장 "한·아세안을 콘텐츠 중심지로...아시아 연합전선 구축"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서 아시아 무브먼트 전략 제안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가 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브라이언 차우 iME 대표, 아웅 산 수 치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문재인 대통령,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피에르 코팽 프랑스 애니메이션 감독.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가 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브라이언 차우 iME 대표, 아웅 산 수 치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문재인 대통령,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피에르 코팽 프랑스 애니메이션 감독.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박 사장은 한류를 넘어서는 아시안 무브먼트 개념을 제시하고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글로벌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박 사장은 한류를 넘어서는 아시안 무브먼트 개념을 제시하고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글로벌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아시아 전체가 협업하는 미디어 플랫폼으로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신과 콘텐츠를 융합하는 범아시아 콘텐츠 연합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도 한국과 아시아 콘텐츠 투자 확대 의지를 내비치는 등 이날 개막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의 아시아 콘텐츠 투자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연설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25일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연설했다.

박 사장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기조강연에서 '아시안 무브먼트'를 제안하며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서 고유 문화 DNA를 바탕으로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만들고 인프라도 공동으로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박 사장은 아시아 전체가 글로벌 콘텐츠 제작을 위한 하나의 '팀'이 되자는 의미로 'T.E.A.M. (Tech-driven Entertainment for Asian Movement)'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기술 기반 혁신 역량에 아시아 가치를 더한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는 의지다.

과제로는 아시아 콘텐츠 스튜디오를 만들어 인적·기술적 네트워킹을 위한 토대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박 사장은 “이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아세안) 지역 청년의 1인 미디어 제작을 지원하는 스튜디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수많은 아세안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웨이브를 아시아 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박 사장은 “코리안 웨이브를 아시아의 웨이브로 만들어 아시아 전체가 협업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면서 “아시아 전체 250여 개의 분절된 OTT로는 아시아의 가치를 담은 글로벌 대작 콘텐츠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하나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시아 문화 가치를 연결하며 웨이브를 넷플릭스에 대항할 거대 미디어 플랫폼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구상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아세안 10개국과 콘텐츠 비즈니스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25일 부산 벡스코 2전시장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사장에 앞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도 아시아가 지닌 문화적 잠재력에 찬사를 보내며 투자 확대 의지를 시사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콘텐츠가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남미 등지에서 폭넓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면서 “'킹덤'을 비롯해 현재까지 아시아 지역에서만 180개가 넘는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넷플릭스는 전 세계 관객에게 한국의 훌륭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아시아 지역 창작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관객의 마음을 이끄는 진정성 담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예술 표현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기업 SK브로드밴드와 망이용대가 문제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중재에 들어가는 등 분쟁 절차를 밟고 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모회사인 SK텔레콤의 CEO가 나란히 앉아 강연을 청취,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넷플릭스 기조강연은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한 가운데 이뤄졌다.

이날 정부는 아세안 지역 문화 콘텐츠 확산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아세안과 같은 문화적 정체성 위에서 아세안 문화 콘텐츠 동반자가 되겠다”면서 “문화혁신포럼을 정례화해 한국과 아세안을 포괄하는 문화교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부산=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