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신년 특사 발표…이광재·곽노현·한상균 등 5174명 사면·복권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신년을 앞두고 정치인과 일반 형사범 등 5174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선거사범 267명이 복권됐으며 이른바 '중진' 정치인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곽노현 전 서울시 교육감, 신지호 전 한나라당 의원,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 등도 명단에 이름을 올려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018년 신년 특사와 올해 3·1절 100주년 기념 특사 이후 세 번째다.

문재인 대통령.<연합>
문재인 대통령.<연합>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2020년 신년 특사를 단행했다.

이 총리는 이번 사면의 특징과 관련해 “2019년을 보내고 2020년을 맞으면서 국민 화합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각종 강력 범죄자와 부패범죄에 연루된 경제인은 대상에서 제외했고, 법질서를 확립하고 국민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사에는 △일반 형사범 특별사면·감형 2977명 △양심적 병역거부 사범 특별사면·복권 1879명 △특별배려 수형자 특별사면·감형 27명 △선거사범 복권 267명 △사회적 갈등 사건 관련자 특별사면·복권 18명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정치인 및 노동계 인사 3명 △국방부 관할 대상자 특별사면·복권 43명 △운전면허 행정제재 특별감면 170만9822명 △생계형 어업인 행정제재 특별감면 2600명 등이 추가됐다.

정치인이 특사 대상에 포함된 것이 주목된다. 범여권에서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범야권에서는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이 사면됐다. 신지호 전 새누리당 의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박형상 전 서울중구청장, 전완준 전 화순군수, 하성식 전 함안군수, 이철우 전 함양군수, 최완식 전 함양군수 재보궐 당선자 등도 복권 대상자에 들었다.

이 중에서도 친노 핵심 세력으로 불리는 이 전 지사는 이번 사면으로 출마의 길이 열리게 됐다. 새해 총선에서 강원도 출마설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강원도지사 출신인 만큼 출마를 결심할 경우 강원지역 전체 선거 판세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년 특별사면 관련해 “서민의 부담을 줄이는 민생 사면이자 국민 대통합 강화를 위한 사면”이라고 밝혔다. 이 전 강원지사가 포함된 것에는 “정치적 고려는 전혀 없었고, 5대 중대 범죄 가운데 하나인 뇌물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뇌물, 알선 수재, 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는 사면 대상에서 배제한다고 공약했다. 이날 사면은 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청와대 측 입장이다.

청와대는 선거사범 사면을 극소화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010년에는 대상자가 2775명이었는데 이번에는 267명이 됐다”며 “엄격한 기준 적용을 통해 인원이 현격하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로 형이 확정되지 않음에 따라 사실상 처음부터 특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의 사면 요구가 높았던 민주노총 한상균 전 위원장은 특사 대상에 포함됐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