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렸던 친구와 가까이 지내도 되나요?"…어린이 질문에 답한 정은경 본부장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특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사전에 어린이에게 받은 질문을 정 본부장(가운데)과 최은하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왼쪽),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관련 어린이 특집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사전에 어린이에게 받은 질문을 정 본부장(가운데)과 최은하 서울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왼쪽), 김예진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우리가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어른보다 낮나요?”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는 언제쯤 나올까요?”

“친구가 코로나19에 걸렸었다고 하는데 가까이 지내면 안 되나요?”

“어떻게 하면 질병관리본부장님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5월 첫째주 어린이 주간을 맞아 29일 정례브리핑을 '어린이 특집'으로 진행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비롯해 최은화 서울대의대 소아과학교실 교수와 김예진 성균관의대·삼성서울병원의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참석해 어린이들이 코로나19에 대해 궁금한 점을 어린이들의 눈높이로 설명했다.

김예진 교수는 어린이들의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어른보다 낮은지를 묻는 질문에 “어른들이 어린이보다 더 많은 사회활동을 하기 때문에 먼저 퍼졌지만 어린이들도 어른들과 같은 방법으로 코로나19에 감염이 된다”면서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는 것을 주의하고 마스크를 하고 손을 잘 씻고 기침할 때 가리고 하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하는 것이 계속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의 출시 시기를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은화 교수는 “치료제나 백신이 나오면 효과와 안전성 두 가지가 꼭 증명돼야하는데 전문가들은 최소 1년, 평균 18개월 정도는 지나야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 기간 동안에는 축구로 생각하면 수비를 잘 해줘야한다”고 답했다.

“친구가 코로나19에 걸렸었는데 친구와 가까이 지내면 안 되나요?” 같은 어린이다운 질문도 나왔다. 김 교수는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이 되어 충분한 시간이 지나서 바이러스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면 친구와 만나도 된다”면서 “친구가 병을 앓았던 것에 대해 잘 위로를 해주고 격리 해제 상황에 대해서 믿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은경 본부장도 “병원에서 친구가 감염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퇴원을 시킨다”며 “왕따를 시키거나 기피하지 말고 위로해주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어린이는 “어떻게 하면 질병관리본부장님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져 정 본부장을 비롯한 현장 관계자들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일하고 싶다고 얘기해줘서 정말 고맙고 뿌듯하다”고 화답하고 “질병관리본부에는 의사, 간호사 같은 의료인들도 있고 미생물이나 바이러스를 전공하는 분들, 통계분석을 하는 분들, 행정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모여서 일을 하기 때문에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질병관리본부에 와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9일 0시 기준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 507명에 대한 중간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소아·청소년 확진자는 전체 확진자 1만761명의 4.7%다. 남성이 272명(53.6%), 여성이 235명(46.4%)이고, 연령별로는 0~6세 86명(17.0%), 7~12세 125명(24.7%), 13~18세 296명(58.4%)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대구 298명(58.8%), 경북 46명(9.1%), 서울 42명(8.3%), 경기 39명(7.7%) 순이었고, 전북과 전 소아·청소년 확진자가 없었다.

소아·청소년 확진자 중 사망자와 중증환자는 없었으며, 507명 중 419명(82.6%)이 격리해제 됐다. 감염경로별로는 신천지 관련이 211명(41.6%), 선행 확진자 접촉 117명(23.1%), 해외유입 73명(14.4%), 지역 집단발생 관련 66명(13.0%) 순이다. 소아·청소년 확진자의 회복 후 재양성 사례는 17건(재양성률 3.4%)이다.

소아·청소년 환자 91명에 대한 임상양상 분석 결과 20명(22.0%)가 무증상이었고 증상의 종류는 기침 37명(41.1%), 가래 29명(32.2%), 발열(38.0도 이상) 27명(29.7%), 인후통 22명(28.6%) 등이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소아와 청소년들이 우울과 불안, 두려운 감정을 경험하고 있으며, 관련 심리상담 건수도 증가하는 등 스트레스와 후유증이 클 수 있다고 지적하며 어린이들이 코로나19에 막연한 공포심을 갖지 않도록 정확한 정보와 예방수칙을 쉽게 설명하고 이야기 나눠줄 것을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유행기에 우리 아이들을 건강하게 지키려면 아이들이 실천할 수 있는 위생수칙과 코로나19 대처방안을 이해할 수 있게 눈높이로 알려주고 '코로나19는 손씻기·마스크 착용 등을 철저히 하면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점을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감염된 친구에 대한 편견과 비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해 줄 것과 '잘하고 있어요', '차분하게 함께 이겨냅시다'와 같이 격려와 희망의 말을 나누는 것이 아이들의 불안감 해소와 심리적 안정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