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높은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세계 선진국의 경기회복세와 WTO의 출범이라는 수출호재에다 지난해 전자대기업들의 적극적인 시설투자효과가 올해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상승세의 지속이 유력시 되고 있다.
더구나 전자산업 수출주력품목인 반도체가 올해도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되고, 양적으로 전자산업 발전기반을 유지해주고 있는 가전산업 도 10% 내외의 비교적 높은 수출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전자 산업 종사자들을 신년초부터 한껏들뜨게하고있는것같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경기전망 이나 무역환경 측면에서 본다면 올해 전자산업경기는 분명히 좋다. 그러나 전자산업의 구조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낙관할 수만은 없는 것이 현실인 만큼 이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연적으로 수반돼야 할 것이다.
우선 염려되는 것은 원화절상이다. 올해 자본자유화로 인해 외화자금의 대규모 유입이 예상되고 있어 원화절상이 지난해보다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국내주요 경제전문기관들의 예상은 연말경이면 달러당 7백70원에 서 7백50원까지 절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현재보다 달러당 20원에서 40원정도가 오르는 셈이어서 전자산업 수출이 올해 3백60억달러로 전망되는 만큼 이중 절반정도를 달러베이스로 수출한다고 가정할 때 적게는3 천6백억원에서 많게는 7천2백억원의 손해를 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이 손해보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원화절상에 의해 국산전자제품 의 수출경쟁력이 아주 취약하다는 것이다. 우리 전자산업의 기술경쟁력은 많은 기술개발투자를 실시해왔으나 아직 선진국에 비해 많이 뒤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더구나 국산제품의 브랜드 인지도는 기술력의 수준보다도 더 떨어지는 실정 이다. 이로 인해 수출시장을 선도하지 못하고 있고 그결과 선진국 보다 낮은수출가격을 책정해야만 수출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원화절상이 급진전되면 전자수출업체들은 수익성 보전을 위해 수출가격을 올려야 하며 따라서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인한 수출감소가 쉽게 예상되고 있다.
또한 우리의 수출경쟁국인 일본이 엔고대응노력을 적극 전개한 결과 이제 어느 정도 이를 극복하고 있다는 사실도 주의해 보아야 한다. 최근 일본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를 보면 절반가량의 업체들이 1달 러 1백엔을 넘어서도 별문제가없다고 대답했으며, 최근들어 일본의 대표적인 전자업체들의 경상이익도 서서히 증가하고 있어 엔고 파고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엔화의 동향이 이처럼 중요한 것은 국산전자제품의 수출경쟁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지난 93년 중반까지만해도 침체를 보여왔던 우리의 전자산업경기가 93년 후반기에 엔고현상이 재차 발생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던 것을 들 수 있다. 이로인해 일본의 주요전자제품 수출가격 경쟁력은 약화됐고 그 틈을 국산전자제품이 파고들면서 국산제품의 수출이 다시 회복세로 돌아섰던 것이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국내적으로는 유통시장 완전개방이 이제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을 기억 해야만 한다. 물론 전자업체들은 유통시장 개방이 예고돼 있었던 만큼 충분 히 사전대비를 해왔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불어닥쳤던 가격파괴현상에 우리 제조업제들의 대응은 미약하기 짝이 없어 유통시장 개방이후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완전개방을 1년여 남겨두고 있는 만큼 외국의 선진유통업체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대거 국내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심한 가격파괴현상을 경험할 것이고 상품의 가격결정권도 제조업 체에서 유통업체로 이전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가격파괴현상의 영향은 아직 전자산업분야에 깊이 침투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컴퓨터와 가전제품등의 분야에 그 바람이 거세게 불어올 것으로예상되고 있는 만큼 전자업체들은 이를 고려한 유통정책을 수립, 추진하고 제품설계에서 개발.생산까지의 전과정에서 원가절감시켜나가는 기술개발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