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대초 컬러TV를 처음 생산한 이후 올해 처럼 바쁜 적은 없었습니다. 일본을 비롯 세계 각국의 TV수출주문이 크게 늘어 공장을 풀가동해도 적기공급이 어려울 지경입니다." 최근들어 가전업계가 누리고 있는 수출호황을 실감케 해주는 대우전자 구미 TV공장 관리자의 설명이다.
초엔고로 일본 바이어들의 국산제품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기존거래선들의 수출오더가 급증하고 있다. 가전업계는 그야말로 제품이 없어서적기선적이 어려울 정도이다.
가전업계관계자들은 이같은 수출주문 급증현상을 생산라인의 가동시간연장 으로 아직까지 그런대로 버티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채산성 이 적은 지역의 주문은 거절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 놓는다.
실제 가전3사의 올 1.4분기의 가전제품수출은 업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개 30%이상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경우지난해 같은기간의 4억6천9백만달러보다 33.2% 늘어난 6억2천5백만달러를 기록했으며 대우전자도 전년동기 대비 33%늘어난 5억2천8백만달러의 수출실 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도 구체적인 1.4분기실적은 밝히지 않고 있으나 그동안 수요촉진이 어려웠던 일본시장을 중심으로 미국、 유럽 등의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수출호황은 가전업체들의 수출부문 시설투자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고있다. 가전업계가 수출호황에 대처하는 방법으로는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3국으 로 수출하는 경우와 국내 중소기업에 생산을 의뢰、 수출하는 경우가 있을수 있다.
그러나이들 두 방법으로 요즘의 수출호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 가 있다. 유럽등 선진국의 현지 생산공장설립은 역내의 무역규제에 대응、 최소의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을뿐 아니라 저임금을 노린 후진국의 현지공장 에서 생산된 가전제품은 품질에 문제가 있어 수출국이 후진국으로 한정되어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이번 수출호황은 국내생산 설비확충을 통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는게 관련업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가전3사는이러한 점을 반영、 최근들어 수출부문의 생산설비투자에 경영력 을 집중하고 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수출오더를 생산규모확대로 충당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의 경우 올들어 1.4분기까지 컬러TV、 VCR、 전자레인지등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자 이들 제품의 생산설비확대를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먼저 올해 컬러TV의 수출규모가 지난해 4백97만대보다 20%늘어난 6백만대수 준에 이르고 VCR도 전년대비 36.9%나 증가한 6백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 전자레인지도 지난해 2백64만대에서 올해 3백만대로 전년대비 13.6%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각각 70만대와 32만5천대의 수출에 그친 냉장고와 세탁기도 이같은 전자제품의 수출확대에 힘입어 올해에 각각 80만대와 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이같은 예상에 따라 우선 연초에 계획했던 1천7백억원의 생산설비 투자규모를 최근 2천억원선으로 상향조정하고 정부에 사채발행을 신청하는 등 자금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우전자의 시설투자도 활발, 대우전자는 그동안 신제품개발을 위한 설비투자에 주력해왔다. 그러나 올들어 1.4분기동안 세탁기를 비롯 전자레인지、 VCR 내장고 등의 수출이 30%이상의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자 연말까지 생산설비확충을 통한 수출확대를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올해중에 모두 7백63억원의 시설투자비를 책정、 컬러T V(1백23억원)、 VCR(2백23억원)、 냉장고(1백10억원)、 세탁기(1백96억원)、 전자레인지(62억원)등 전자제품 생산라인 증설과 공정개선、 자동화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LG전자나 대우전자와 달리 현지생산을 통한 해외수요확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나 올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수출오더확보를 위한 각종 설비투자도 만만치 않다.
이 회사는 이미 컬러TV를 비롯한 VCR.청소기 등의 수출확대를 겨냥、 수원.
구미등의 시설개체작업이 활발하고 광주등의 자동화 생산라인설비구축이 신속히 추진되고 있다.
가전3사의수출호황에 대응한 시설투자확대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가전수출의 호황이 엔고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국산 가전제품 의 브랜드이미지 제고에 따른 구조적인 변화인지의 여부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채 생산규모 확대에 주력하고있지 않느냐하는 것이다.
다시말해 엔고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의해 가전수출이 늘고 있는데 무작정 수출관련 시설투자를 늘리기만 한다면 엔고 호재가 사라질 경우 공급과잉으로 국내업체간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가전3사의 시설투자는 중장기적인 경기흐름과 연관해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