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컴퓨터게임 "음비법"적용은 무리

비디오CD와 컴퓨터게임 등을 비디오물로 규정할 것인지를 놓고 문화체육부 와정보통신부간에 심한 대립을 보여온 "음반과 비디오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양부처간 의견조율을 보지 못한 채 의원입법 형식으로 개정을 추진、 국회상정을 앞두고 있다는 보도다. 이번 개정안의 골자를 보면 현재 음비법 테두리에 "컴퓨터 프로그램은 제외한다"는 조문은 그대로 두되, 영화.음악.게임 분야의 컴퓨터 프로그램은 비디오물로 정의, 관리하겠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개정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영화나 음악은 그렇다 하더라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음비법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은 본질부터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우선 "음비법"의 명칭이 말하듯이, 이 법이 음반과 비디오 물을 관리하자는 법이지 게임까지 관리하기 위한 법은 아니지 않느냐 지적이 다. 근본 취지와는 달리 음비법이라는 그릇에 게임을 담아 놓겠다는 것은 서로내용이 다른 별개의 미디어를 함께 관리하겠다는 것이라는 부연설명이다.

물론 게임이 영화 및 음반처럼 청소년의 정서적인 면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윤리성 심의를 받을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그동안 가정용 게임기를 법적 근거 없이 공윤에서 심의해 왔고、 문체부가 이의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에 음비법 안에 게임을 포함시키려는 것으로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정서와 윤리성 때문에 게임이 음비법으로 관리되어야 한다면 폭력 적인 장면을 담고 있는 TV드라마도 음비법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확대해석까지나올 수 있다. 그러나 TV드라마 등은 음비법과는 다른 별도의 윤리심의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게임이 영화나 음반과 내용을 달리하는 것이라면 굳이 이를 음비법의 테두리에 포함시키려는 것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폭력장면이나 지나친 노출장면을 담고 있는 게임 프로그램이 나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고、 특히 청소년이 부모 몰래 자신의 방에서 작동 하기 때문에 통제하기가 어려운 컴퓨터게임의 특성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같은 문제는 게임뿐 아니라 인터네트 외에 다른 신종매체에서도 발생 하고 있다. 통신망을 통해 외국의 불건전한 내용이 안방까지 침투해 청소년 의정신문화에 혼선을 빚게 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게임보다 더 큰 문제이다.

따라서 윤리성을 심의하려면 게임을 포함해 인터테트 등도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굳이 필요하다면 새로운 미디어라는 차원에서 음비 법과는 다른 별도의 제재수단이 마련되어야 한다. 즉 음반과 비디오는 음비 법에서 관리하되、 게임이나 인터네트.멀티미디어 등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는가칭 신종매체법 또는 멀티미디어법이라는 별도의 법을 만들어 관리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게임과는 달리 음반과 비디오의 내용이 CD롬이나 비디오CD에 수록되어 있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비디오CD나 CD롬에 영화나 음반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면 이것이 비록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도 음비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본다. 속에 담겨진 내용이 중요한 것이지 어떤 매개체로 만들어졌느냐가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좀더 세심한 연구가 필요하다. 산업계의 영향을 고려해 사전 심의보다는 사후심의로 바꾸는 방법 등이 고려될 수 있다. 사전심의로 인해상품화에 시간적인 지연을 초래한다면 기업의 생산코스트가 당연히 높아지고 특히 이번 음비법 개정안처럼 처벌에 관한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면 게임 업체뿐 아니라 CD롬 제작업체들마저 사업을 하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이 예견 된다. 일부업체들의 잘못된 제품을 가려내기 위해 사전심의를 하려는 것은건전한 기업에 피해를 입히게 된다. 문제해결의 길은 보다 강경한 사후관리 를통해 기업들의 윤리의식을 고취시키면서 사업자의 숨통을 죄는 일은 피해 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