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모토로라 삐삐디자인센터 설립 파장

무선통신기기 분야의 세계 최고 업체로 평가받는 미국의 모토롤러사가 한국에 무선호출기디자인센터를 설립키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무선호출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무선호출 단말기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나름대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보다는 한국적인 디지인이라는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면서 『이번 모토롤러의 디자인센터 설립은향후 국내 무선호출기 시장 판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모토롤러는 해외시장에서 「현지화」정책을 취하지 않는 가장 미국적인 업체라는 평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디자인센터 설립은 이례적인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무선호출기 역시 지금까지 한국내에 판매하는 무선호출기 제품까지 미국에서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공급해왔다.국내 생산라인은 제품의 단순 생산만을담당해온 셈이다.

이번 모토롤러의 삐삐디자인센터 설립 결정은 기본적으로 한국의 무선호출기 시장이 예상외로 만만하게 볼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는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무선호출기의 시장 판도가 기능적인 부분보다는 디자인적인 요소에 좌우되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모토롤러의 한국 법인인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의 한 관계자는 『기술과 기능적인 면에 치중한 지금까지의 마케팅 전략은 이제 한계에 왔다』면서 『디자인의 현지화를 통해 한국시장에서의 선두를 되찾을 방침』이라고설명했다.

무선호출 수요층이 낮아지면서 독특한 디자인으로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국내 중소전문업체들의 기세를 잡기 위해서는 디자인 기능의 현지화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의미다.

모토롤러가의 한국시장을 겨냥해 디자인 전담조직을 구축키로 한 것은 실질적으로 2~3년전이다.

당시 국내 디자인 전문인력을 스카웃,비공식적으로 운용하던 무선호출 디자인 전담팀을 정규조직화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모토로라반도체통신이 발표한 광역 삐삐 「스파지오 멀티플러스」와자동이득조정(AGC)회로를 내장한 「리베로」등의 제품이 이 디자인팀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내 업체의 한 관계자는 『리베로의 경우 모토로라제품이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투박한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한 혁신적인 신모델』이라면서 『국내 기술진이 아니고서는 디자인할 수 없는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새로 설립되는 삐삐디자인센터는 우선 6천4백bps급 고속무선호출기인 플렉스 모델 개발을 중점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롤러의 이번 디자인센터 설립에 대해 대부분의 국내 업계는 다각적인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에는 상당히 이번 삐삐디자인센터 설립으로 국내무선호출기 시장 구조가 일대 변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모토롤러의 디자인센터 설립으로 또 한차례 모토롤러와 국내업체간의 치열한 시장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이 과정에서디자인 부문에 투자여력이 부족한 일부 중소업체가 탈락하게될 것』이라고말했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