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비디오 유통

전명화 우일영상 대표이사

국내 비디오 유통시장은 배급시장과 대여시장으로 양분된다. 80년대 VCR의급속한 보급과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수직성장을 거듭해 온 비디오 유통시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최근들어 유통산업 전반에 걸쳐 불어 닥친 대형화 및 업종파괴, 가격파괴바람과 멀티미디어산업 발전에 따른 신종매체의 출현 등 환경변화는 비디오유통시장의 새로운 발전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비디오 배급시장은 할리우드 메이저사의 진출과 더불어 직배망을 구축한대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했다. 이러한 대기업의 시장참여는 풍부한 자금력과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시장확대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크지만매출 우선정책에 따라 올바른 영상문화 정착에 다소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비디오 대여시장은 90년대 중반 이후 대형업소와 함께 출현한대여료 덤핑 확산과 업소간 경쟁격화에 따른 폐업 증가로 시장정체 현상을보이고 있다. 이에 판매대여업협회를 중심으로 복합매장사업 추진과 매장 인테리어 및 상품 구색 다양화, 대형 체인사업의 전개 등 업계의 자구책이 마련되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환경변화 속에서 국내 비디오유통시장을 제대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4가지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작품의 다양화가 필요하다. 비디오배급사들은 흥행에 무관하더라도마니아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우수작을 포함, 다양한 장르의신작 비디오를 출시해야 하고 대여점들 역시 상품의 구색과 함께 올바른 영화감상법에 대해 조언할 수 있을 정도의 영화상식을 갖추려는 노력이 어느때보다도 시급하다.

둘째 새로운 물류시스템의 도입이 요구된다. 그동안 비디오배급사 차원의유통시장은 진정한 영업이 실종된 일종의 상품배송시스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전문성이 결여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향후 영업과 배송의 철저한 분리가필요함은 물론 업계 공동의 이익을 위한 전문 물류시스템의 구축에 대해배급사와 판대협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셋째 대여료 정책의 합리화가 뒤따라야 한다. 최근의 덤핑사태는 대여업계의 합리적 가격 설정기준의 실종과 더불어 중고 테이프가 폐기 또는 소진되지 않고 유통되고 있는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대여료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일정기간 수명이 다한 중고 테이프를 적정가격에 소비자판매하거나 폐기시킬 수 길을 업계 공동의 과제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배급사 및 판대협 차원에서 중고 테이프 회수 폐기를 위한 교환보상판매 및 이의 재원 조달을 위한 신규 비디오테이프 가격의 적정인상 문제를 하나의 방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소비자직판 확대 등 신규사업의 모색을 들고 싶다. 배급사들은구미 각국에서 이미 정착된 소비자직판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여점들은 소비자직판 비디오의 판매 노하우를 축적해 나가는 한편 게임소프트웨어, CD롬, 비디오CD, DVD(디지털 다기능 비디오) 등으로 사업다각화를모색함으로써 고객의 폭을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