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과학기술 혁신案"에 거는 기대

한국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STEPI)가 최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과학기술 및 산업기술 혁신의 촉진」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계가 직면해 있는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이 과학기술혁신 촉진(안)은 지난 6월 김영삼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장관회의에서 21세기를 대비해 범정부적 차원에서 추진키로 한, 총 21개 국가과제 중 하나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90년대 들어 정부출연연을 둘러싼 주변 여건이 크게 변했으며 이에 따라 앞으로 정부출연 연구기관들도 여건 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방향설정이 있어야 한다. 이번 주제발표에서 연구기관의 유형을 공공목적 추구형, 산업계지원형, 미래선도형 등으로 구분, 차별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여건변화에 적응하며 생산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그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출연연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기관장을 공개모집하며 동시에 연봉제, 직급정년제를 도입하는 등 연구소 경영에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금까지의 관례에 비추어볼 때 획기적인 방안제시가 아닌가 한다.

이같은 방안이 실현되는 경우 현재 18개에 달하는 과학기술계 정부출연 연구기관장에 외국인을 포함한 우수한 인력유치가 가능하게 되었다.

또 현재 기관장들에게만 적용되고 있는 연봉제를 모든 연구인력으로 확대하고 직급정년제를 도입해 일정기간 승진하지 못하는 인력을 과감하게 도태시켜야 한다는 것도 연구기관의 풍토쇄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출연연 및 대학의 실험실에서 개발된 연구성과물의 기업화 촉진을 위해서는 산업체와 연구소간 교량역할을 담당할 「신제품개발 전문자문회사」의 설립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출연연 및 대학이 우수한 연구 성과물을 많이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에는 실험실 수준의 연구성과물을 상품개발과 연계시킬 수 있는 전문기관이 전무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장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해보면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소 및 산업체의 요구에 따라 신기술 및 상품정보 수집에서부터 마케팅전략 수립 등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제공하게 될 신제품개발 전문자문회사의 발족은 연구성과의 사업화 촉진에 일조할 것이다.

이밖에 수요지향적 기술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민간주도로 신기술의 시장성 등을 검토할 기술혁신센터를 설립,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도 연구개발 자원의 전략적 배분의 차원에서 바람직한 방향설정으로 이해되고 있다. 「민군 겸용 기술개발활성화를 위한 특별법(가칭)」의 제정과 해외과학자, 특히 러시아 과학자의 유치규모를 현재 연간 30명에서 2백명 수준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등이 제시되기도 했는데 특히 「민군 겸용 기술개발 활성화를 위한 특별법 제정방안은 국방기술의 민간부문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조치로 전자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에서도 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가 제시한 이같은 방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오는 9월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사안별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방안은 그동안에도 거듭 제기돼 왔고 현실적인 실효성이 적다는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흐지부지 된 경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이번에 제시된 혁신방안의 실현을 위해서는 이상에 치우친 나머지 현실성이 결여됐거나 예산확보난 또는 관계부처간 이견 등으로 그 실현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개별방안에 대해서는 과기처 이외의 관계부처나 산하 연구기관으로부터의 보다 적극적인 의견수렴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