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PCS단말기 파동 우려

『PCS단말기를 확보하라』

8월부터 예약가입자 모집에 나선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들에게 단말기 확보비상이 걸렸다.

10월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밀려 드는 예약가입자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PCS사업자들은 이들 예약가입자들에게 공급해야 할 단말기 확보가 여의치 않아 속앓이만 하고 있다.

현재 예약가입자 증가추세를 볼 때 이 달 말까지 PCS사업자들은 최소한 10만대 이상의 단말기를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8월말에 단말기를 지급, 9월 한 달 동안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고 예약가입자들에게 약속한 한솔PCS의 경우 삼성전자에 모든 처분을 맡겨 놓고 있는 형국이다.

한솔PCS는 8월 중 최소한 10만명이 예약가입을 신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선 10만대의 단말기가 8월 중에는 확보돼야 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1만대 정도밖에 생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솔PCS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측이 공급가능한 단말기 수량에 대한 확답을 계속 피하고 있어 속만 태우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국통신프리텔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한통프리텔은 지난 9일까지 무려 16만명의 예약가입자를 받아 놓고 있다. 한통프리텔은 예약가입자들에게 9월까지는 단말기를 모두 지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가능할 지 의문이다.

한통프리텔은 우선 15일경 삼성전자 2천대, 모토롤러 1천5백대 등 총 3천5백대의 단말기를 공급받아 일부 대리점과 주요 주주, 협력사들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9월에는 LG정보통신 1만대, 삼성전자 7만대 등을 포함해 약10만대의 단말기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한통프리텔 역시 삼성전자가 1∼2만대를 넘는 수량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애를 태우고 있다.

단말기 제조 계열사인 LG정보통신을 「믿고 있는」 LG텔레콤도 9월말까지 충분한 수량이 확보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LG정보통신은 8월에 1만대, 9월에 5만대의 PCS 단말기를 각각 생산할 계획이다. 결국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현재 가입을 신청한 예약가입자들 대부분이 10월경에 가서야 단말기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상황은 PCS사업자들이 상용서비스를 앞당기기로 결정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단말기 제조업체들의 생산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비스 시기만 당겨놓음으로써 「PCS붐」조성은 성공했으나 단말기 파동을 자초한 꼴이 됐다는 지적이다.

PCS사업자들이 단말기 제조업체들과의 단말기 가격협상에서 이니셔티브를 쥐지 못하는 것도 이같은 수요와 공급의 심각한 불균형 때문이다.

한솔PCS는 20만원대에서 단말기, 가입비, 보증금 등 초기 가입비용을 모두 해결해 준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가격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한 대당 35만원 내외의 보조금이 지급돼야 한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가 애니콜 PCS의 가격을 60만원 전후에서 책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공급사들은 PCS사업자들보다도 더 고민이다.

오히려 기존의 이동전화사업자와 PCS사업자들간의 치열한 경쟁의 틈새에 놓여 있어 단말기 공급사들이 한정된 생산물량으로 양사의 요구에 선듯 응하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한참 잘팔리고 있는 기존의 디지털 이동전화 시장을 위해서는 현재의 공급정책을 그대로 밀고 가느냐, 아니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PCS시장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해야 하냐를 놓고 섯부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동전화 사업자인 S사의 경우 S사에 대해 무려 60만대의 주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이를 두고 PCS사업자들의 단말기 공급난을 염두에 둔 구매가 아니냐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결국 PCS상용화에 앞서 펼쳐지고 있는 단말기 확보난은 PCS사업자들과 이동전화 사업자, 단말기 공급사들간의 이해관계가 대, 내외적으로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

지난 해의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 상용서비스나 시티폰(CT2), 고속광역무선호출서비스 등이 개시될 때 초래된 것과 같은 「단말기 파동」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김위년,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