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정말 문닫게 되는 것 아닌가』
경제위기 상황이 하루하루 기업의 목을 죄어오는 가운데 가전3사에 소형가전제품들을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으로 납품해오다 최근 협력관계가 단절돼 버린 일부 중소가전업체들 사이로 「도산」의 위기감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가전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소형가전부문을 각각 한일가전, 성철사 등 관계사에 사업전체를 이관하거나 납품권을 넘겨주자 협력관계를 맺고 있던 다른 중소업체들은 아예 설땅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중소업체들은 생산라인 가동을 멈추고 재고량을 소진하면서 긴급히 판로를 찾아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또 다른 업체들은 대대적인 감원을 단행하면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조직 정비에 나섰지만 갑작스레 닥친 위기를 모면하기에는 브랜드와 유통망이 취약해 뾰족한 대안을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식기건조기, 주서믹서 등 생산품 전량을 납품해오던 M사의 경우, 지난해말 삼성측의 갑작스런 OEM계약파기 통보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업체는 10여년간 삼성에 소형가전을 OEM공급하면서 협력관계 유지를 위해 까다로운 납품기준과 납기일자를 맞추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앞으로 70여명이나 되는 직원의 생계를 어떻게 책임질지 속수무책이다.
LG전자에 납품하던 U사 역시 발주물량이 대폭 줄어들면서 자체 유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찾아가고 있으나 조만간 LG도 삼성처럼 납품권을 관계사나 관련 유통업체로 전면 이양한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소업체 관계자들은 『대기업도 살아남아야 할 위기상황이라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렇게 갑작스레 협력관계를 단절하고 납품권을 관계사로 이양하는 것은 불공정 행위』라며 『그동안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중소업체들의 살 길도 생각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하고 있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