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산업부와 반도체업계는 미국과 유럽연합(EU)등의 덤핑제소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세계반도체협의회(WSC) 회원국간 반덤핑 규제의 남발을 막기 위한 다자간 기본협약을 추진키로 했다. 이 기본협약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지난 96년 12월 체결된 미국일본간 반도체관련 반덤핑협정, 지난해 9월의 한국유럽연합(EU)간 자료수집관리체계(DCMS)협정, 12월에 체결된 일본EU간 반덤핑협정을 바탕으로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통산부에 따르면 이를 위해 한영수 생활공업국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제2차 반도체생산 주요국 정부간포럼(GGF)에 참석, 『지난해 반도체 가격 하락은 미국과 대만업체가 주도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하고 『D램 가격 하락의 책임을 어느 한나라에만 전가할 수는 없으므로 끝없는 덤핑 제소와 이에 대한 맞대응의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 GGF 및 WSC의 설립취지에 부응하는 다자간 협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우리측 주장에 대해 일본, EU, 대만은 대체로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으나 미국은 『기본적으로 업계 차원에서 추진될 문제』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통산부는 전했다. 정부와 반도체업계는 우리 측 제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미국, EU업계와의 신뢰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단기적으로는 오는 4월에 개최되는 제2차 WSC 회의에서 『회원국간 반덤핑 규제조치의 남용을 자제한다』는 내용의 다자간 공동성명서 채택을 추진키로 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이 공동성명서를 바탕으로 각 회원국들간의 양자협의를 통해 한EU 및 일EU간 DCMS협정과 유사한 방식으로 구체적인 협약체결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통산부는 『이번 기본협약 체결추진이 현재 WTO제소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미국의 한국산D램에 대한 덤핑규제조치 해결노력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통산부는 또 WTO제소를 통해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최근 마이크론사의 신규 덤핑제소 위협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덩핑제소의 위험이 상존해 반도체 생산국간 소모적인 덤핑제소와 WTO제소의 반복을 막을 장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이같은 기본협약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병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