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 장애란 각종 전기,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전자기(電磁氣) 에너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기기에 오동작을 일으키는 경우를 말한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제품 생산라인에 배치된 로봇이 순간 제멋대로 움직여 사고를 일으키거나 가속페달을 밟지도 않은 자동차가 급가속하는 경우 전자파 장애를 그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비행기 이, 착류시 노트북컴퓨터나 이동전화, 라디오 등의 사용을 자제하게 하는 것도 전자파로 인해 주요 항공장비의 오작동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미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93년 덴버발 뉴욕행 여객기 조종간이 1만 미터 상공에서 90초간 마비돼 아슬아슬한 상황을 야기하는 등 지난 82년 이래 지금까지 모두 1백37건의 항공기 운항장애가 승객들의 휴대형 컴퓨터 사용에서 비롯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 때문에 미항공자문위원회(RTCA)는 미연방항공국(FAA)에 휴대형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제품의 기내 사용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건의서를 공식 제출하기도 했다.
12볼트의 약한 전력을 사용하는 노트북 컴퓨터의 전자파로도 이같은 오동작을 일으킬 수 있다면 인위적으로 강력한 전자파를 만들어 낼 경우 예상하지 못할 그 이상의 피해를 야기시킬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스웨덴에서는 1백억 와트의 전기에너지를 순간 방전시켜 이때 발생하는 강력한 전자파를 이용해 인근의 컴퓨터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새로운 개념의 「전자폭탄」을 개발했다. 터질 때 폭음이나 소리가 없어 「소리없는 폭탄」으로도 불리는 이 폭탄은 순간 발생한 초고주파인 마이크로웨이브가 전파를 타고 전이, 인근 컴퓨터시스템에 강력한 전압을 주어 전기회로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서류가방에도 넣을 수 있는 작은 크기의 이 폭탄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사정거리는 50m 정도지만 더 강력한 모델을 만들 경우 수백 m까지 가능해 전산센터나 은행, 전투기 등을 겨냥한다면 그 안에 있는 모든 컴퓨터들을 무차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아직 이 무기가 실전에 배치되지는 않았지만 모든 정보가 컴퓨터 시스템에 보관되고 관리되는 정보사회에 이같은 전자폭탄의 등장은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