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디지털 다기능 디스크(DVD)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가운데 아직까지 DVD사업에 비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는 국내 가전업계의 새로운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의 관계기관 및 단체에서는 올해 성장잠재력이 가장 큰 상품으로 DVD플레이어를 꼽고 있다.
특히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동계CES는 아직까지 일반가정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계기로 작용해 올해를 기점으로 DVD플레이어의 획기적인 보급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미국 DVD비디오그룹은 DVD플레이어와 전세대 제품인 콤팩트디스크 플레이어(CDP), VCR 가운데 DVD플레이어의 상품성이 가장 높다고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DVD비디오그룹은 DVD플레이어가 첫선을 보인 지 1년 만인 올 3월말 까지 50만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같은 판매량은 지난 83년 CDP가 출시된 지 1년 만에 판매된 3만5천개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는 것. 이에 따라 DVD비디오그룹은 연말까지 미국시장에서만 1백만대 이상의 DVD플레이어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가전제조업자협회(CEMA)도 낙관론을 펼치기는 마찬가지다. CEMA는 DVD플레이어가 출시 초기 2년 동안 판매량이 VCR나 CDP의 6백%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전자기계공업협회(EIJA)도 세계 최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일본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DVD플레이어시장이 연 평균 70% 이상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 오는 2002년에는 보급대수가 1천만대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시장에서는 DVD플레이어 판매대수가 지난해에 비해 3.5배 늘어난 50만대, 2002년에는 2백2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이 지난해 97만대에서 오는 2002년 3백만대, 서유럽지역은 지난해 9천대에서 1백98만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DVD플레이어에 대한 이같은 낙관론은 출시 초기 DVD플레이어의 보급을 가로막았던 소프트웨어 부족이 올들어 해소되고 있는데다 소비자들이 DVD플레이어의 뛰어난 화질과 음질을 직접 체험하기 시작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미국 DVD플레이어 하드웨어업체 및 소프트웨어업체들은 DVD용 소프트웨어가 연말까지 1천5백개 정도 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흥미만점의 할리우드 대작들이 VCR테이프와 동시에 출시돼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미 6백여개의 소프트웨어가 출시된데다 앞으로 더욱 많은 소프트웨어가 나오고 비디오테이프와 같은 렌털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해 DVD플레이어 보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이같은 선진국들의 견해와는 달리 국내 가전업계의 시각은 의외로 냉담하다.
이에 대해 국내업계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사업기반을 확충하는데 필수적인 내수시장이 경기침체 및 DVD소프트웨어 부족 등으로 태동조차 못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뒤질 수밖에 없어 사업전망이 매우 불투명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DVD플레이어가 수입선다변화품목에서 해제되고 세계 시장에서도 DVD가 CD롬이나 VCR를 대체하는 경향이 짙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수는 물론 수출시장에서 국산제품이 설 입지를 찾기 위해서는 DVD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양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