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벌여왔던 한국통신의 SK텔레콤 지분처리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정보통신부 구영보 정보통신지원국장은 16일 『한국통신이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의 지분(1백14만1천2백48주, 18.35%)을 전량 매각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며 『매각 시기와 방법은 한국통신에 일임했다』고 말했다.
구 국장은 또 『한국통신으로 하여금 외부 전문기관의 연구검토를 거쳐 최적 매각방안을 강구하되 매각방법은 공개 경쟁입찰로 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고 매각대금 전액은 한국통신의 구조개선 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임을 밝혔다.
구 국장의 이같은 언급은 그동안 정부 방침으로 알려졌던 「한국통신 직상장 후 연내 SK텔레콤 지분매각」이라는 시나리오의 변경을 의미하며 한국통신의 반발로 한걸음 물러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뜨거운 감자」인 이 문제가 한국통신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고 조기매각을 희망하는 SK텔레콤과 치열한 명분싸움이 예상된다.
우선 한국통신의 경우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은 불식시켰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함께 떠안게 됐다. 한국통신은 정부의 방침은 수용하겠지만 가능한 한 주가가 가장 높은 시점과 방법을 택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영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통신으로선 당연한 선택이다.
한국통신은 외국에서 SK텔레콤의 주당 가격을 국내의 두배 이상인 1백만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일단 자사 주식의 해외매각 이후를 상정하고 있다. 이 경우 올해보다는 주가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주식가격이라는 것이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것일 뿐 아니라 내년에 국제입찰 방식으로 처리한다면 해외투자가에게 돌아갈 가능성도 커 자칫 SK텔레콤의 경영권 향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 고민이다.
물론 한국통신이 SK텔레콤의 경영권까지 챙길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지만 「국민기업」인 한국통신이 한국의 또 다른 대표적 기간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을 외국에 팔아넘긴다는 비난을 뒤집어쓸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한국통신주 해외매각 이후라는 시점은 한국통신의 새로운 해외 파트너가 이를 거부할 경우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고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사사건건 간섭하려 든다면 한국통신이나 정부 역시 골치를 썩이게 된다.
SK텔레콤은 가능한 한 빠른 시점, 그것도 해외투자가에게 넘어갈 위험이 없는 연내에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SK는 국내 증시에서 공개 경쟁입찰에 부친다면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관심사인 가격 역시 한국통신의 우려와는 달리 현시세보다 훨씬 높은 수준도 감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당 70만∼80만원 선이 예상된다. 외국인 투자한도가 현행 33%로 묶여 있는 기간에 실시해야 안전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SK는 이를 위해 계열기업을 해외매각, 5억달러 가량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한국통신의 지분을 확보, 경영권이 안정되면 약 2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 지주회사를 만들고 정보통신 계열사를 편입시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통신의 이익 극대화와 국내업체 보호라는 두가지 명분을 모두 만족시키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통신이 밝힌 「SK경영권 방어에 협조한다」와 SK가 제시한 「적정가격 인수」를 원칙으로 양사가 한발짝씩 물러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