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장비 전문업체인 미디어링크(대표 하정율)는 요즘 기술개발에 여념이 없다. 이더넷 스위치에 이어 최근에는 하이테크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비동기전송모드(ATM) 스위치도 개발했다. 올해중 네트워크장비 「풀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황무지와 같은 국산 네트워크장비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날마다 새롭게 하고 있다. 비록 창업 1년 남짓한 「걸음마 기업」이지만 기술 하나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자존심이 강한 벤처기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IMF 한파도 이 기업에는 먼나라 얘기다. 아니 오히려 역이용의 호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하정율 사장의 경영지론은 「개발」 하나로 통한다. 지난해 한국전파기지국의 전국 지하철 통합 원격망관리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도 개발에 대한 신념 덕택이다. 불과 창업 몇개월 만에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회사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직원 면면을 살펴보면 기술개발에 얼마만큼의 열정을 쏟아붓는가가 확연히 드러난다. 일반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실 직원 2명 이외의 20여명 직원들 모두가 네트워크 개발전문가다. 그것도 소위 말하는 국내 전자과학계 최고학부 출신으로 모두 경력 7년 이상의 베테랑들이 모여 있다.
이 회사가 막강한 기술력과 함께 IMF를 당당하게 맞서는 비밀병기(?)는 바로 독특한 경영전략. 현재 이 회사 직원들의 급여수준은 대부분 이직전 직장의 절반 수준이다. 직장을 옮기면서 급여를 더 받고 가는 경우는 있어도 깎이면서 가는 경우는 드문 예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직원들은 불만이 없다. 왜냐하면 급여 보충분으로 자사주식을 나눠줬기 때문이다.
결국 직원 스스로 회사에 대해 노력하지 않으면 단 한푼의 배당도 없다. 회사가 망하면 주식은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회사가 잘되면 직원 모두 대주주가 된다. 극단적인 경영배수진을 치고 있는 것이다. 하 사장은 이것이 벤처의 원개념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이 회사의 경영방식 중 눈에 뛰는 것은 자체 유통망을 갖지 않는 것. 유통에 신경을 쓰다보면 결국 샛길로 빠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징 중 또 하나는 현재 진행중인 중국기업 투자를 성사시켜 현재보다 더 확대된 중국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 네트워크장비시장을 리드하는 토종 전문기업이 되겠다』는 하 사장의 각오가 IMF시대 중소기업의 나아갈 길을 밝혀주고 있다.
<이경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