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모클리와 에커트가 지난 45년에 만든 세계 최초의 컴퓨터인 에니악이 웬만한 발전소 건물만 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늘날 개인용 컴퓨터(PC)는 작아져도 너무나 작아졌다. PC는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책상 위에 올려놓고 쓰더라도 그 무게나 부피 때문에 무리가 가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데도 PC가 무겁고 특히 많은 면적을 차지한다는 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노트북PC나 핸드헬드PC·개인정보단말기(PDA)가 나왔다.
그런데 컴퓨터의 무게나 부피를 근본적으로 줄이려면 본체를 하나의 칩으로 만들면 된다. 홀로그램을 이용해 공중에 입체영상을 맺게 하면 모니터도 필요 없다. PC에 대한 인간의 궁극적인 꿈은 이러한 형태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이 꿈은 「시스템 온칩(System On a Chip)」으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시스템 온칩은 각종 기능을 가진 수십 개의 칩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PC를 그렇게 만든 것을 「PC 온칩」이라고 하고 스캐너는 「스캐너 온칩」이라고 한다. 시스템 온칩의 세계시장 규모는 98년 40억 달러에서 오는 2001년이면 1백50억 달러로 급신장할 것으로 데이터퀘스트는 전망하고 있다.
벌써 LSI로직·내셔널세미컨덕터·도시바·NEC·지멘스 등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업체들은 온통 시스템 온칩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번에 반도체연구조합이 「시스템IC 2010」이란 반도체 공동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설계기술이 부족한 우리로서 시스템IC 개발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이 프로젝트는 주요 대학과 연구소가 대부분 주관 연구기관으로 참가하고 2백52억원이 투입되는 큰 과제다.
그런데 숱하게 많은 세부 개발과제 가운데 시스템 온칩 개발과제는 는 한두 개에 불과하다. 시스템 온칩 개발에 선진국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매달리는 것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이 분야에 비중을 두지 않은 우리의 이번 프로젝트가 잘못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