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 딸깍…』 『이∼런…』 『이겼다!』 침묵을 깨는 마우스와 키보드 소리. 여기 저기서 교차하는 작은 탄성과 한숨 소리.
벽시계가 오후 8시를 넘긴 한 벤처기업 사무실. 퇴근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자리를 뜨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컴퓨터 앞에서 무언가에 열중한다. 저녁내기 테트리스 한판. 간단한 5판 3승제로 시작한 게임이지만 실력들이 만만치 않아 저녁식사시간이 훌쩍 지났는데도 쉽게 끝날 줄을 모른다.
한때 틈만 나면 컴퓨터 앞에서 주식 사이트에 열중했던 직장인들이 이제는 게임을 즐기는 데 시간을 쏟아붓고 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PC게임방으로 향하는 직장인들도 늘고 있다. 과거 「오락실 세대」들이 「PC게임방」을 찾아가는 셈이다.
특히 젊은 세대들이 많고 직장 분위기가 자유로운 벤처기업의 경우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 동료들끼리 「게임 대회」를 벌이는 것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과거 자투리시간에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는 탁구나 당구, 차 마시며 수다떠는 것 아니면 낮잠이 고작. 그러던 것이 컴퓨터의 등장과 인터넷의 보편화로 온라인 게임이 직장 풍속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웹 솔루션을 제공하는 벤처기업인 로즈정보통신(대표 임상윤)은 점심식사 후 갖는 독특한 일과가 있다. 바로 게임 타임(Game Time). 차 한잔과 담소 대신 온라인 게임을 통해 친목을 도모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간단한 내기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기분전환과 식곤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홍보대행사인 메타커뮤니케이션즈(대표 노범석)에서는 퇴근시간만 되면 「사내 게임 매치」가 벌어진다. 푸짐한 저녁과 따뜻한 담소가 경품이다.
메타커뮤니케이션즈의 김민수 (30) 실장은 『바쁜 일과속에서 동료들끼리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점점 줄어만 간다』며 『온라인 게임 덕분에 공통 관심사가 생겨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사내 매치용 사이트로 한게임(http://www.hangame.com), 퀴즈퀴즈(http://www.quizquiz.com), 가가멜(http://gagamel.com)등을 추천한다. 이곳에 가면 쉽고 재미있는 게임들이 온라인으로 서비스되기 때문에 언제 어느 때고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무실에서 직장인들이 업무 외에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간이 늘면서 대기업에서는 주식 사이트나 불량 사이트에 접속하는 IP주소를 추적, 적발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있지만 급속도로 번지는 직장인들의 온라인 게임 붐과 그 열기는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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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이나 퇴근 후에 직장 동료들끼리 게임을 즐기는 「게임 타임」이 직장의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홍보대행사인 메타커뮤니케이션즈의 직원들이 업무를 끝낸 후 게임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