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프러시아 전쟁이론가인 클라우제비츠의 저서 「전쟁론」과 치열한 지략이 요구되는 두뇌스포츠 바둑에서 등장하는 문구다. 세계 정보기술(IT)업계에 휘몰아치고 있는 특허전쟁에서 이만큼 절실한 상황을 표현하는 문구가 또 있을까.
그동안 내수시장 위주로 성장해 온 국내 컴퓨터업체들이 이제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금까지 방어적인 입장에서 외국업체에 끌려 다녔으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른 컴퓨터업체에 특허료를 요구하면서 전면적인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부터 일본 및 대만업체 12개사를 대상으로 노트북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로열티 지불을 요구하고 있으며 LG전자도 최근 미국과 대만의 5개 컴퓨터업체를 특허 침해혐의로 미국법원에 제소해 놓고 있다. LG전자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컴팩·델·휴렛패커드·히타치 등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컴퓨터업체를 대상으로 특허권 무단 사용중지를 요청하고 라이선스 계약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외국 컴퓨터업체로부터 제소당할까봐 노심초사하고 로열티 삭감(?)등 관대한 처분만을 기대하면서 일방적인 특허공격에 시달려야 했던 국내 컴퓨터업체들로서는 참으로 달라진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컴퓨터업체들에게 정당한 기술료를 지불하라는 요구다.
이러한 특허료 지불요청은 수익성 확대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갖고 기술료 지불을 요구하는 외국업체들의 특허공세를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업체들의 특허공세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는 게 분명하다.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쓸데없는 외국 특허공세를 사전에 방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상당히 크다.
미국의 저명한 경영컨설턴트인 데이비드 클라인 박사는 「지식경영과 특허전략」이라는 저서에서 「특허는 이제 기술보호 및 수익확보 차원을 넘어서 지식경제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공격적인 경영전략 수단이며 또한 방어수단」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컴퓨터업체들은 기술이 미래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경영혁신 전략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