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인수합병 바람

국내 부품과 반도체 업계에 인수합병(M&A) 열풍이 거세다. 기업간 M&A는 서로의 경험과 아이디어·기술을 공유해 기업의 역량을 높이는 좋은 방법의 하나다. 또 M&A는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기업규모를 확대할 수 있어 외국업체까지 M&A에 가세하고 있다는 보도다. 기업생존 차원에서 기업간 M&A는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벤처기업 개인주주가 다른 벤처기업에 소유주식을 현물 출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50% 감면해 주고 중소 벤처기업 M&A펀드를 조성키로 하는 등 기업간 M&A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볼 때 하반기에는 기업들의 M&A가 더욱 붐을 이룰 것이라는데 이론이 없다. 정부는 올해 기업간 M&A가 800여건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반기중에 M&A 건수는 27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3건에 비해 48%가 증가했고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은 계속돼 올해 말까지 800여건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1년에 2∼3번 있을까 말까한 부품·반도체업체들의 M&A가 이달까지 10여건을 웃도는 것만 봐도 업체들의 M&A 발걸음은 하반기에도 더욱 빨라질 것이다.

최근 이뤄진 M&A의 특징은 경쟁업체 또는 연관업체의 통합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기업이 보유한 인적자원과 기술·마케팅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업역량을 높이고 긍극적으로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다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러나 기업의 M&A가 우리가 기대하는 것처럼 꼭 순기능의 역할에 충실해 기업의 대내외 경쟁력을 높여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것은 기업별로 성격과 사업형태가 다양한 것처럼 M&A유형도 동종 또는 이업종 등으로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대적인 상황이나 최근의 국내기업 여건을 감안할 때 M&A가 업계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다음과 같은 점을 유념하지 않으면 M&A 성과를 거두고 지속적인 기업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사전에 상대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합병 후의 사업추진에 대한 나름의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M&A는 어떤 형태든지 조직체계나 인력운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만약 이같은 절차에 소홀할 경우 자칫 전문인력의 이직 또는 유출과 이로 인한 지속적 기술개발차질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소지가 아주 농후하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다 자칫 그 반대 방향으로 기업이 굴러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M&A 이후 경영난에 시달리는 기업중 대부분이 이런 점에 소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음을 참고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는 구성원간의 융화와 단결이다. 동종이건 이업종이건 간에 구성원들의 인화와 단결없이 기업의 서너지효과를 기대하기란 불가능하다. 특히 난국을 타개한 후 경영진 간의 갈등으로 당초 목적과는 달리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보다는 벤처투자 등으로 기업확장에 주력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