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경영>경영프리즘(8)초심경영으로 U턴

인터넷의 미래 가치를 보고 베팅하던 시대에 닷컴기업의 경쟁력은 기술과 아이디어였다. 그러나 ‘묻지마 투자’식의 거품이 빠지면서 이제는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하는 소위 수익모델이 화두로 떠올랐다. 기술보다는 마케팅이, 아이디어보다는 브랜드 가치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쪽으로 인터넷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원점에서, 기업을 처음 시작할 때의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한다. 최근 ‘초심경영’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모델의 하나인 기업간 전자상거래(B2B)를 ‘Back to the Basic(기본으로 돌아가자)’로 풀이하는 것은 단순한 조크 차원을 넘어 현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초심경영은 이상을 향해 뛰던 창업 초기의 마음가짐을 지키며 최고경영자와 임원 그리고 직원이 모두 합심해 고객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업만이 지식경제, 디지털경영 시대에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다는 경영개념이다. 초심경영의 핵심은 크게 비전, 글로벌경영, 인재관리로 요약할 수 있다.

 ◇초심경영의 출발점 ‘비전’=세계 최고의 닷컴을 꿈꾸던 인터넷 골드 러시는 경기 불황과 주식시장 침체로 서서히 퇴색하기 시작했다. 막연한 미래 가치보다는 현재의 가치가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떠오른 것이다. 금융시장이 마비되고 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현실성 없는 화려한 비전이나 고성장 모델에 귀기울일 여유가 없다.

 그렇다고 인터넷기업의 원동력이 비전이라는 데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은 없다. 비전은 단순히 마음 속에 그리는 꿈과는 확연히 다르다. 기업환경에서 비전은 미래의 청사진이자 목표다. 구체적인 사업모델에서 매출이나 투자자금 확보 계획, 심지어 인원 조달방안까지 포함하고 있다. 비록 우아하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지만 기업의 비전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알려주는 방향타다. 그만큼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 경영자가 현실성 있는 비전을 만들고 이

를 앞서 주도할 때 직원들도 힘을 얻을 수 있고 사기가 충천할 수밖에 없다.

 ◇글로벌 마인드는 충분조건=회사를 처음 시작할 때 마스터플랜에 빠지지 않고 포함되는 항목이 아마도 글로벌기업의 지향일 것이다. 사실 좁은 국내 시장을 놓고 볼 때 넓은 해외로 눈을 돌리는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닷컴기업들에 해외진출은 단순히 제품이나 솔루션을 판매하는 수준이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는 국내 기업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영자의 글로벌 마인드가 필요하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차별화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닷컴기업의 해외진출이 더딘 것은 전적으로 경영자의 글로벌 마인드가 취약한 때문이다.

 ◇초심경영의 승패는 우수한 인재=‘당신보다 똑똑한 사람만 고용하라. 그들이 성공을 보장해 줄 것이다. 능력있는 경영자는 자신보다 더 똑똑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초창기 실리콘밸리에서 유행했던 명언이다. 능력있는 경영자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면 삼고초려를 몇천번이라도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다. 스피드가 생명이고 경쟁이 치열한 인터넷시장에서 비즈니스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특색있는 브랜드 이미지다. 창조적 감각을 가진, 튀는 인재가 필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해진 게임의 규칙에 따르기보다는 새로운 규칙을 만들 수 있는 영역에 도전하는 ‘끼’ 있는 인재가 절실하다. 인재가 많이 모여 있는 기업은 다양한 사고와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이 탄탄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결국 시너지를 내게 된다.

 최고경영자는 미지의 세계를 항해하는 배의 선장이다. 어떤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인가, 아니면 모든 사업을 일단 끌고 갈 것인가, 혹은 어떤 분야에 새로 뛰어들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는 최고경영자라면 항상 고민하지만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부분이다. 자금을 유지해야 한다는 불안감, 성장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조급함,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해소하는 지름길은 결국 선택과 집중에 따른 눈높이 비전과 글로벌 마인드, 인재를 관리할 수 있는 초심경영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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