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위성방송을 잘하기 위해서는

  올초 방송계의 기대와 우려 속에 출범한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이 최근 사면초가에 놓인 듯한 느낌이다.

 케이블TV방송국(SO)들이 위성방송에서 추진하려는 공시청 유선방송(SMATV)과 수신기 보조금 지급 등에 대해 강력히 이의제기를 하는가 하면 지상파 방송사들도 위성에서 지상파를 재전송하는 것에 결사 반대하는 등 방송업계와의 마찰이 커지고 있다.

 또 잦은 인사와 조직 장악력 부재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는 등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슈는 올해 말까지 실시키로 했던 본 방송이 예정대로 실시되지 못할 것이라는 문제다. 방송계에서는 현재 상태라면 올해 말 본방송 실시는 무리라고 진단하고 있다. 위성방송측도 그동안 “연말 본방송 실시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에서 뒤로 한발 물러선 듯하다.

 이에 대해서도 방송계와 언론은 “당초 본방송 일정을 1년으로 잡은 것이 무리”였다며 위성측의 안이한 사업계획을 비난하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화살이 날아오자 위성방송측은 “어떤 사업이라도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라며 “이제 갓 태어나서 걸음마도 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에게 뛰어보라고 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가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위성방송은 분명 갓난아이와 같은 입장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갓난아이라고 해서 그냥 넘어갈 수만은 없는 것이 방송계와 국민의 입장이다. 위성방송의 최대주주인 한국통신과 KBS는 모두 공기업이고 국민주도 상당부분 투자됐기 때문이다.

 또 그 갓난아이를 이끌어가는 사람 중에는 방송계에서 오랜기간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도 상당수 있다. 문제는 그 많은 전문가들이 자기 목소리 내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좀더 유연하게 조직 내부와 외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위성방송에 쏟아지는 비난과 질책은 위성방송이 밉기 때문이 아니라 잘되기를 바라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위성방송에 대해 근거도 없는 비난이나 감정 섞인 불만을 터뜨리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위성방송도 포용력을 발휘해 수용할 것은 받아들이고 아닌 것은 가볍게 흘려넘기는 여유를 보여준다면 주변의 따가운 눈총도 곧 애정어린 관심으로 바뀌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문화산업부·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