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덕훈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컴퓨터과학과 교수 dhkwak@mail.knou.ac.kr
표준화라고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공산품의 규격표준을 연상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교육에서도, 특히 정보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즉 사이버교육(e-Learning)에서도 질적 수월성을 높이고 국제적 경쟁력을 얻기 위해 표준화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 추세다. 사이버교육에 있어 표준화는 크게 구분해 운영플랫폼의 표준화와 콘텐츠의 표준화로 구분할 수 있다.
사이버교육과 밀접하게 관련되는 요소들로는 교수자뿐만 아니라 사이버교육을 위한 콘텐츠, 이러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저작도구, 그리고 사이버교육을 총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운영플랫폼이 있다. 이중 교수자의 중요성은 논외로 하고 저작도구와 운영플랫폼의 기능이 어떠하냐에 따라 사이버교육의 질과 경쟁력이 크게 좌우될 수 있는데 경쟁력을 높이는 한 방법으로 운영플랫폼과 저작도구에 대한 표준화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국제적 동향을 살펴보면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미국 항공산업협회의 컴퓨터기반 훈련과 관련된 표준화를 위한 AICC, 교육공학 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표준화를 위한 IMS, 미 국방성에서 출발한 콘텐츠 개발 및 운영플랫폼의 표준화를 위한 SCORM, 그리고 IEEE산하의 LTSC가 사이버교육의 요소별 표준화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뒤 이러한 영역별 표준화를 국제적 표준화로 이끌기 위한 방안으로 99년 말쯤 ISO/IEC JTC1 산하에 SC36이라는 위원회가 발족되어 현재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이 SC36 위원회는 학습, 교육 및 훈련을 위한 정보기술 표준화(Standardization for Technology for Learning, Education, and Training) 위원회로서 현재 회원국 수는 22개국이며 우리나라도 이 위원회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일본이 ALIC(Advanced Learning Infrastructure Consortium)에서 진행하는 교육정보 표준화 작업의 일환으로 국제적인 표준화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으며 최근에 가입한 중국 역시 교육정보표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의 경우는 어떠한가. 현재 국내에는 향후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AICC, IMS, SCORM 등의 표준안에 부합된 국내 개발의 운영플랫폼이나 콘텐츠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곳이 아직 없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일부 기업들이 외국의 운영플랫폼을 도입하여 국내 여건에 맞도록 커스터마이징하고 있거나 AICC, SCORM 등의 표준안에 따르고 있다는 동의서를 얻는 정도의 표준화 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도 국제 표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2001년 4월 초 산업자원부 산하의 한국산업표준연구원 주관으로 학계 전문가와 관련 기업들을 중심으로 SC36을 발족시켰으며 현재 이들을 중심으로 국내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나 예산이나 인력 등의 부족으로 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외국의 경우를 보면 표준화가 바로 상품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기업 중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나 국내의 경우 사이버교육과 관련된 기업들의 영세성으로 인해 이와 관련된 장기적 투자나 연구활동은 거의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사이버교육에 있어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고 교육의 질적 수월성을 담보하며 학습자간의 정보의 상호 공유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이버교육 운영플랫폼의 표준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는 약 수십개의 운영플랫폼 및 저작도구들이 유통되고 있으며 거의 매월 새로운 운영플랫폼이나 저작도구가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간에는 표준화의 결여로 인해 상호 호환성은 거의 기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심각할 정도로 중복투자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국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운영플랫폼이나 저작도구의 기본적 요소기술들에 대한 최소한도의 기준 마련과 이들을 통해 만들어지는 콘텐츠에 대한 인증제도가 도입될 수 있도록 관련 학자나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