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 B대역 주파수를 놓고 SK텔레콤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던 LG텔레콤이 이번에는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 추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건의문을 정통부에 제출해 이동전화 시장에 또 한 번의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LG텔레콤이 제출한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에 관한 건의문’은 원가에 기초한 접속료 재산정 등 이동통신 시장의 유효경쟁체제 확보 방안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어 양측간 밀고 당기는 신경전이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먼저 LG텔레콤은 3일 정통부에 제출한 건의문에서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을 허용한다면 경쟁이 제한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는 몇 가지 조건을 부과해야 하며, 특히 SK텔레콤 측이 후발사업자에게 원가에 기초한 기준접속료를 정상지급하거나 추가할인하는 등 시장독점력 남용을 금지할 수 있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의 주장들=LG텔레콤의 건의문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SK텔레콤의 손과 발을 묶어 놓자는 의도가 담긴 주장이 첫번째며, LG텔레콤의 실익챙기기를 위한 유효경쟁체제 확립 방안이 다음이다.
LG텔레콤은 먼저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을 계기로 SK텔레콤의 손과 발을 묶기 위해 시장독점 여부를 판정하는 시장점유율 산정 근거를 가입자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변경해줄 것을 정부 측에 요구했다.
10월 말을 기준으로 SK텔레콤-신세기통신의 가입자 기준 시장점유율은 50.9%다. 반면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은 가입자 1인당 통화료가 LG텔레콤이나 KTF에 비해 월등히 높아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60%를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
LG텔레콤이 시장독점화의 판단 근거를 가입자에서 매출액으로 변경해달라는 주장의 배경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LG텔레콤은 SK 측의 후발사업자에 대한 접속료 지불에 관해서는 원가에 기초한 기준접속료 정상 지급을, 후발사업자로부터의 접속료 수취에 관해서는 경쟁사업자에게 기준접속료를 추가할인(39∼58%)하도록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시장독점력의 남용 및 타사업자으로의 전이가 불가하도록 다양한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배경과 전망=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LG 측이 대정부 건의문을 제출했다는 사실은 연말까지 어떤 식으로든 유효경쟁체제의 구체적 모양을 도출해내겠다는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유효경쟁체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정통부에 단순 립서비스가 아닌 실효성있는 방안을 내놓으라는 공개적인 의사표시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B대역을 SK 측에 빼앗긴 상황에서 유효경쟁체제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이를 대신하겠다는 복안도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SK와 정부를 최대한 압박해 실리를 챙기겠다는 LG와 시장독점적 지위를 지키기 위한 SK 측의 대응이 앞으로 지루하게 계속 될 전망이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