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F영화 스타워즈 시리즈의 최신작 ‘클론의 습격’이 개봉도 되기 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퍼져 문제가 됐다.
사실 신작 블록버스터 영화파일이 개봉전 유포되는 것은 인터넷의 등장 이후로 늘 있어온 일이지만 이번의 경우는 심각했다. 기껏해야 반주먹만한 화면크기에 뚝뚝 끊어지기 일쑤였던 과거와는 차원이 달랐기 때문.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영화는 끊김 현상이 거의 없었고 화면크기를 대형 모니터 가득 채워도 화질이 선명했다. 이를 본 제작자 조지 루카스조차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는 후문이다. 이제 인터넷 동영상은 볼 게 못된다는 선입견을 벗어던져야 할 모양이다. 이번에 비공식적 루트를 통해 유포된 스타워즈는 일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도 주요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영화관들이 잇따라 실시간 고화질 영화 서비스를 속속 선보인 것이다.
웹데이터뱅크가 최근 문을 연 ‘씨네예스(http://www.cineyes.com)’에서는 자그마치 3500여편에 이르는 영화를 보유하고 현재 100여편에 가까운 영화를 DVD급 고화질로 상영중이다. 특히 멜로·액션·공포·코믹 등 장르별로 다양하게 갖춰진 진용이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편당 가격은 1000∼1500원. 속도는 1Mbps로 ADSL 등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라면 누구라도 끊김없이 깨끗한 영화를 풀 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포털사이트인 코리아닷컴(http://www.korea.com)은 최고 1Mbps의 속도로 영화를 전송하면서도 화질은 DVD급에 준하는 ‘고화질관’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고화질관은 조그마한 화면이 아니라 모니터 전체를 가득 채우는 풀 화면으로도 현란한 동영상을 끊김없이 완벽히 재생해낸다.
더구나 5.1채널 입체음향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스피커와 앰프만 갖추면 미니 홈시어터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현재 고화질관을 통해 제공되는 영화는 50여편. 앞으로 만화·드라마·뮤직비디오·성인물 등으로 서비스가 확장될 예정이다. 편당 이용료는 1000∼2000원선.
다음커뮤니케이션도 ‘VOD상영관(http://vod.daum.net)’에서 HD고화질상영관을 열고 현재 머스킷티어·친구·소름 등의 대작영화들을 편당 1500원에 보여주고 있는데 1Mbps급으로 전송되는 영화의 화질은 기대 이상이다. 고객들의 반응도 차츰 뜨거워지고 있어 앞으로 상영작의 장르와 편수를 대폭 늘려갈 계획이다. 심마니도 ‘영화관(http://movie2.simmani.com)’ 안에 고화질관을 오픈했으며 야후코리아도 ‘야후!상영관(http://kr.vod.yahoo.com) 안에 조만간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고화질 인터넷 동영상서비스의 등장은 네트워크와 동영상 압축기술의 발전이 거둔 개가다. DVD화질에 준하는 MPEG4 기반 디지털압축기술 ‘디빅스(DivX)’와 대용량 동영상 콘텐츠의 안정적인 전송을 보장하는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가 그 두 주인공. 디빅스는 용량을 대폭 줄이면서도 화질 손상은 최소화함으로써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도 DVD급 고화질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특히 CDN은 인터넷망 접속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망사업자(ISP)에 캐싱서버를 두고 여기에 인터넷 영화관들이 보유한 동영상 콘텐츠를 분산 저장한 다음 이용자들에게 전송함으로써 데이터 전송시의 병목현상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것이다.
한편 인터넷을 통한 고화질 영화서비스가 속속 선보임에 따라 이 여파가 인터넷 영화관을 넘어 인터넷 교육사이트나 방송3사의 인터넷서비스 및 수많은 인터넷 방송국의 프로그램 재방영 서비스 등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방송국의 스포츠 중계나 실시간 선거개표방송 등은 물론 온라인교육업체들의 동영상강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데도 적용할 수 있다. 이미 입시전문사이트 ‘메가스터디(http://www.megastudy.net)’는 DVD수준의 화질로 동영상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생생서비스’를 일부 강좌에 도입해 호응을 얻고 있을 정도.
지난 27일에는 정통부까지 나서 공공기관이 사용하는 초고속 정보통신망(ATM망)의 품질을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공표했다. 텍스트뿐 아니라 실시간 동영상 전송에서도 서비스에 손색이 없는 통신환경을 만들기 위해 정부부처가 팔을 걷고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제 초고속망 보급뿐 아니라 인터넷 고화질동영상서비스에서도 한국이 세계를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