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셋톱박스株-휴맥스:기륭전자

 코스닥시장의 셋톱박스 대장주인 휴맥스가 라이선스 문제가 불거지며 26일 하한가로 추락했다. 반면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기륭전자 주가는 상한가로 치솟았다.

 이날 휴맥스의 주가는 전일보다 11.98% 하락한 2만1300원을 기록했고 기륭전자는 1180원으로 전일대비 11.32% 올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휴맥스의 외국인지분율도 4월 이후 시작된 외국인 매도세로 지난 25일 27.73%를 기록, 올해 최고 수준인 지난 1월 9일(52.88%)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휴맥스 주가가 급락한 것은 유럽 셋톱박스 수신제한장치(CAS) 업체인 바이액세스가 지난 1일자로 라이선스를 취소한다는 공문을 홈페이지에 띄워 이 회사의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바이액세스 라이선스를 취득한 기륭전자는 사이언티픽애틀랜타(SA)에 ODM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하고 있어 회사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전상용 굿모닝증권 연구원은 “이번 라이선스 문제로 휴맥스의 유럽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대신 기륭전자에는 반사이익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휴맥스는 올들어 바이액세스 방식의 매출이 10% 이하로 줄어든 데다 아직 라이선스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또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현재 바이액세스를 제외하고 7개의 CAS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어 실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휴맥스가 상반기 부진한 실적 발표에 이어 이번에 라이선스 해지 문제가 불거져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성수 교보증권 연구원은 “바이액세스 부문이 지난해 전체 매출의 25%에서 올 상반기에는 10%로 낮아져 하반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투자심리가 악화돼 당분간 주가 약세 현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용상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라이선스 문제에 따른 매출 감소로 당분간 매수 의견을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바이액세스 라이선스 해지 문제는 협상 결과에 따라 셋톱박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며 “협상결과를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라이선스 취소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않은 데도 투자자에게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그동안 휴맥스가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쌓아온 신뢰마저 무너뜨린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