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디지털시대 `핵심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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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덕꾸러기에서 디지털컨버전스 핵심기기로’

 적어도 대기업에는 천덕꾸러기로 인식된 셋톱박스가 최근 첨단 디지털시대의 중심축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다. 셋톱박스는 1,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기업에서는 어느 사업부도 집중적으로 키우겠다는 곳이 없어 서러움을 받은 ‘계륵’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셋톱박스는 방송수신 튜너 내장을 기본으로 HDD나 DVD플레이어를 결합하고 홈네트워킹 기능을 첨가하면서 가정 내 모든 기기를 컨트롤하는 홈서버로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HD방송, 케이블방송의 디지털화, 위성방송의 등장으로 다양한 사업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LG전자가 2001년 말 별도의 사업팀을 구성, 집중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업계에서 ‘사업을 하긴 하는 거냐’는 의구심마저 자아낸 삼성전자도 올들어 디지털비데오사업부 내 ‘HMS’라는 조직에 보안장비, DVD리코더와 함께 셋톱박스팀을 공식 발족시켰다. 또 그동안 위탁생산하던 것을 자체 생산으로 전환할 것을 검토중이다.

 LG전자는 복합제품을 위주로 한국·미국지역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상파 SD, 지상파 HD, 위성 SD, 위성 HD, 아날로그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셋톱박스(모델명 SAT520)로 OEM 공급분 포함, 미국 내 위성 셋톱박스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HDD와 DVD를 결합한 셋톱박스를 잇따라 내놓으며 마니아층인 얼리어댑터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삼성전자 디지털비데오사업부 김성식 상무는 “올해부터 개인 소비자보다는 사업자 대상의 B2B 사업을 위주로 셋톱박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앞으로 셋톱박스가 새로운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기기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은 현재 스카이라이프에 양방향 서비스를 위한 ‘스마트박스2.0’ 제품 개발을 진행중이며 여러 케이블TV 사업자와도 꾸준히 접촉중이다. HMS는 주로 SD급 관련 디지털 셋톱을 위주로 하고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서는 디지털TV와의 연계를 통해 HD급 제품을 주요 영역으로 구분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얼라이드비즈니스인텔리전스는 2003년 세계 디지털 셋톱박스 보급대수는 1억7200만대로 지난해 1억3300만대에 비해 약 30% 성장했으며 오는 2005년에는 2억67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