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AIST의 기적

 최근 과학기술위성 1호의 발사 및 교신에 성공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진의 90%이상이 임시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과학기술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이들의 성과를 둘러싸고 일부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궈낸 ‘KAIST의 기적’이라는 말까지 제기할 정도로 악조건 속에서 고군분투한 것으로 알려져 뜻있는 과학기술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우리별 1호 개발에 착수할 당시 연구원들은 대부분 20대 초·중반이었습니다. 그러나 1년 단위의 계약 시스템으로 인해 당시의 연구진이 남아 있을 수 없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14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주변환경은 과학자이자 생활인인 이들을 내몬 것이죠.” 과학기술 위성 1호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연구원이 기자에게 들려준 말이다.

 “이번 교신에 성공한 과학기술위성 1호의 개발 도중에도 많은 연구진들이 대학·기업 등으로 떠났습니다. 30여 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에서 10%만 이직해도 프로젝트 자체가 큰 타격을 받는데 절반 이상이 바뀌었으니 말 다했죠.”

 다른 연구원들의 하소연이 줄줄이 이어졌다. 그동안 억눌렸던 감정이 폭발한 듯 했다.

 “인공위성연구센터 책임자도 위성 제작에만 전념할 수 없습니다.” 강의는 강의대로, 위성제작은 그것대로 참여해야 하다보니 어느 누구도 그 자리를 맡으려고 하지 않는 기피 직무가 돼 버렸다는 설명이다.

 “14년 전 영국 서레이대학으로부터 인공위성 제작기술 및 전수받은 노하우를 국산 위성 제작 기술로 완벽하게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가위성연구센터로 지정되어야 합니다.” 또다른 연구원의 말이다.

 “인센티브도 싫고, 칭찬도 싫습니다. 우리는 평생직장으로 생각하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신분보장을 원합니다.”

 과학기술계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젊디젊은 이들 과학도에게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국제기획부=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