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텔레콤월드2003` 폐막

 지난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막된 정보통신 올림픽 ’ITU텔레콤월드2003’이 18일(현지시각) 폐막했다.

 주최측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50개국 900여업체가 참가했으며 행사기간동안 11만여명이 전시회와 포럼을 참관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전세계 통신 시장 침체와 노키아·모토로라·지멘스 등 세계적인 통신업체들의 불참으로 정보통신 올림픽이라는 의미가 다소 퇴색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화려한 전시관과 다양한 신기술, 신제품으로 ’ITU텔레콤월드2003의 지붕’이라는 호평을 받는 등 국내 업체들은 정보통신 강국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한 자리였다.

 ◇한국 ’시선 집중’=삼성전자는 이번 대회의 뉴스메이커였다. 이번 전시회에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 삼성전자는 유럽의 3세대(G) 시장을 겨냥한 WCDMA 단말기를 비롯해 메가픽셀 카메라폰, 스마트폰등 다양한 신제품과 솔루션을 선보여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세계적인 휴대폰업체들의 공백을 메꾸었다. 유럽과 GSM 단말기 사업에 명운을 건 LG전자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LG’ 브랜드를 확실히 알렸다. 김종은 LG전자 사장은 “이번 전시회에는 LG의 통일된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 위해 로고색인 레드를 전시관의 주요 컬러로 사용해 참관인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심었다”며 “3G 단말기 등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과 사업자 메이커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KT는 이번 전시회에서 일본의 NTT도코모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통신서비스 업체였다. KT는 수익 감소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세계 유선사업자들과 달리 초고속 통신망으로 성장 동력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글로벌 메이저 통신업체로 위상을 새롭게 했다.

 한편 한국관에 공동 전시관을 마련한 10여개 중견·중소업체들도 유럽 수출 기회를 잡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메이저 불참, 정책 이슈 실종=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노키아, 모토로라, 지멘스, 에릭슨 등 통신업계 4대 메이저들의 사실상 보이콧으로 ’반쪽’ 올림픽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주요 업체들이 통신 시장의 불황으로 적자 경영에 시달리는 와중에 스위스의 살인적인 호텔비와 물가를 감내하면서 전시회 참가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정책 이슈도 실종됐다. 지난 99년 전시회에선 IMT2000 사업자 선정 등 다양한 정책 이슈로 세계 정보통신의 눈과 귀를 제네바로 집중시켰지만 이번 대회는 오로지 통신업계 살리기로 일관했다. 김운섭 삼성전자 전무는 "“포럼 등에서 온통 통신 살리기에만 치중하면서 정책 이슈를 찾기가 힘들었다”며 “통신 시장의 거품이 붕괴되면서 정책 이슈마저 실종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개최지 바꾸고 3년으로 단축=ITU텔레콤월드는 지난 71년 처음 시작된 이래 줄곧 ITU본부가 있는 제네바가 예외없이 행사 유치를 독점해왔으나, 다음 전시회는 개최지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통신 경기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개최지인 제네바가 높은 수준의 물가 등 전시참가업체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여론에 밀려 ITU가 개최지 교체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다음번 개최지 후보로는 제네바와 함께 이스탄불과 홍콩으로 압축됐다. 또 급변하는 정보통신 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행사 개최기간을 현재의 4년에서 3년으로 축소키로 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