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법원판결로 GPS경보기의 제조·판매가 사실상 합법화되자 덩치 큰 코스닥 등록업체들이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주도해온 GPS 과속카메라 경보기시장에 줄줄이 뛰어들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GPS경보기가 경찰단속을 피하는 차량용품으로 운전자들에 큰 인기를 끌면서 올들어 월 3만5000대, 100억원대의 거대시장으로 성장한 데다 여타 차량용 전자장비에 비해 제품개발이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또 합법화로 코스닥 상장업체로서 대외적 이미지 손상에 신경쓰지 않고 사업추진이 가능해진 것도 시장진입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티전자, 기륭전자, 현대멀티캡 등은 기존 주력사업의 성장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운전자에게 과속카메라 위치를 경보해주는 GPS경보기 사업에 경쟁적으로 진입하고 있다.
CNS제조업체 자티전자(대표 이광순)는 자체 개발한 GPS경보기(모델명 길벗)을 지난주부터 자체 유통망을 통해 출시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1년 코스닥 등록 이후 경찰청에 고급형 CNS를 공급하는 등 관공서납품 위주의 사업전략을 구사했으나 올 하반기들어 소비자가 14만원의 보급형 GPS경보기를 내세워 고객층을 대중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PC제조업체 현대멀티캡(대표 김인철)도 내달 초부터 운전자에게 과속카메라 위치를 경보해주는 GPS경보기 사업에 독자적으로 뛰어든다. 이 회사는 회사명을 본떠 로드캡이란 GPS단말기 브랜드를 만드는 한편 전문유통점을 모집해 내수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셋톱박스 제조업체 기륭전자(대표 권혁준)는 GPS경보기에 들어가는 전용모듈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회사 이미지를 감안해서 직접 GPS경보기 시장 전면에 나서는 대신 다른 중소업체를 통해 반제품을 공급해왔는데 최근 생산량을 월 5000대 수준으로 늘린 상황이다.
백금정보통신(대표 임학규)도 최근 GPS경보기가 국내시장에서 합법화됨에 따라 내년초 독자적인 GPS경보기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회사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차량용 스피드건 탐지기의 수출이 성장한계점에 부딪히자 올들어 GPS경보기 개발에 연구인력을 집중해왔다.
이처럼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코스닥 상장사들이 GPS경보기 시장에 계속 몰려들자 기존 GPS경보기 제조업체들은 긴장하는 눈치가 역력하다.
인텔링스의 서춘길 사장은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국내 GPS경보기 제조업체 50여개가 난립하게 된다면서 “코스닥까지 올라간 우량기업들이 영세한 중소기업 아이템에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