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성장률 2%대 전망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기업하는 사람, 장사하는 사람 그리고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한테는 국민투표나 북핵문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경제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반면 ‘과거 수년간 일본이나 유럽은1%미만 성장도 겪었는데 한해 실적이 좋지 않다고 무엇이 그렇게 금세 죽게 되었다고 호들갑이냐’는 식의 느긋한 견해도 있다.
수출도 괜찮고 주가도 올라가고, 시중에 돈이 넘쳐나고 투자처는 못 찾아서 부동산으로 흘러갈 정도니 기업들이 투자할 의욕만 다시 살려주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미국경기가 기대이상으로 좋아질 것 같고 일본경기도 살아난다니 내년에도 우리 수출은 꾸준할 것이고…. 또 내년도 성장률은 금년이 안 좋으니 상대적인 반등효과도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이야기다.
실제로 내년은 금년보다 수치상 좋아질 가능성이 크고 체감경기도 개선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경기상황과 경제실상을 착각해서는 안 된다. 한해 정도 경기를 풀어나가고 성장률을 어느 정도 유치하는 것은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지난 정부와 같이 소득 무일푼의 학생들에게까지 카드를 남발하여 백화점이 북적대게 한다든지, 무늬만 벤처기업들의 주가 띄우기를 조장한다든지, 눈 질끈 감고 부동산 투기를 암암리에 묵인한다든지, 이도 저도 어려우면 밀어내기 수출을 하여 수출실적을 부풀린다든지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이런 방식은 과거 정부에서 다 한번씩 써보았던 방법이다. 그래서 경제가 실제로 좋아졌는가. YS정부는 다음정부에 빈 곳간을 물려주었다면 DJ정부는 곳간은 채워 놓았지만, 다음 정부에 구멍 뚫린 곳간을 물려주었다고도 볼 수 있다.
이 정부는 경기도 안 좋은 상황에서 구멍 뚫린 경제체제를 물려받아, 곳간 채우기도 하면서 뚫린 구멍 고치기도 해야 될 상황이다. 더욱이 사회 일각에서는 ‘우리는 내일은 모르겠고 오늘이나 잘 나누어 먹으면 좋은 것 아니냐’는 위험한 발상도 판을 친다.
이러한 꼬인 상황을 극복하고 경제의 체질을 개선을 위해서는 흔히들 신산업육성, 신기술혁신, 기업경영 및 노사관계의 선진화를 든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국내에서 구호만 외친다고 이루어지나. 나라의 차원 높은 개방, 국제화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신성장동력 10대산업, 과연 우리 기술, 우리 자본만 가지고 될까.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에서 외국과의 기술협력을 활발히 해나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정부는 아끼지 말아야 한다. 외국과의 기술 제휴, 공동연구를 할 수 있게끔 국제기술협력 지도를 만들어 주고 안내까지 해주어야 한다. 또 외국연구기관 유치를 위해서 파격적이고 특단의 지원이 필요하다. 시들어 가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중앙정부, 지방정부 다 같이 다시 나서야 한다. 중국의 지방정부에서는 공무원이 해외자본 유치를 해오면 유치액 중 일정 부분을 유치 공로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기까지 한다고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외부의 자원도 활용하고 우리의 경제체질도 글로벌 스탠더드로 끌어올릴 수 있다.
또 우리 기업들이 대다수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는 문제, 막을 방법이 없지 않나.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극성노조 등 우리 기업 환경 한탄만 하고 있을 수도 없지 않나. 기업이 해외 나가는 것을 조장할 것까지는 없지만, 나갈 수밖에 없는 기업은 현지에서 뿌리를 잘 내릴 수 있도록 보살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 기업이 한국에서 장비를 사가고 부품, 소재를 사갈수 있도록 공을 들여, 해외투자가 활용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차원 높은 개방으로 승화시키자.
그런데 우리 현실을 보면, 위와 같은 국제화 시각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조차도 국회에서 발이 묶여있는 실정이다. 얼마 전만 하더라도 자유무역협정 하나도 없다고 행정부를 나무라던 국회인데…. 그들에게 국제화 아니고 딴 길 있나 물어보고 싶다.
◆ 조환익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hecho@kote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