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성장엔진의 주역들](20)텔레매틱스-대전·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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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IT의 종합판이랄 수 있는 텔레매틱스 기술이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차량마다 다양한 제품이 장착되어 편리한 생활에 도움을 주는 등 이미 우리의 실생활에 들어와 있다. 정보통신부는 텔레매틱스 시범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제주도를 지정해 시범사업 본격화에 나섰다.

텔레매틱스(telematics)는 ‘텔레커뮤니케이션’과 ‘인포매틱스’의 합성어이다. 위치정보시스템(GPS) 추적장치와 무선통신 등을 이용해 차량 운전자에게 행선지까지의 경로를 안내하는 기술이다. 공연이나 유적안내 등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콘텐츠까지 제공한다.

텔레매틱스 관련기술들이 본격적으로 사업화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말에 들어서다. 그 이전만해서 단순한 GPS나 지리정보시스템(GIS) 등 단편적인 수준의 활용도가 논의되어 온 수준이었다.

대전·충청권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정보통신부의 신성장 동력 사업의 일환으로 텔레매틱스연구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그밖의 대전, 충청권의 대학에는 아직까지 관련 연구 인력을 찾기 쉽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것이 현실이다.

업계 사정도 비슷하다.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한 일부 몇몇 업체만 ETRI 등 연구기관과 연계되어 텔레매틱스의 사업화에 도전하고 있을 정도로 빈약하기 그지없다.

위치정보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GG21의 이상지 대표는 “한때 벤처 붐이 일고 잘나가던 시기에는 대전, 충청권 업체 수만 10여 개가 넘었던 적도 있다”며 “지금은 일부 알짜배기 기업들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출연연선 ETRI가 독보적=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텔레매틱스 연구단에는 100여 명에 가까운 인력이 포진, 활발한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ETRI의 연구진은 크게 △핵심서비스 및 서버기술 △통신기술△단말기술로 나눠 텔레매틱스를 연구하고 있다.

ETRI에서의 텔레매틱스 연구는 지난 80년대 후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GIS연구 등 전자지도를 분석하는 2차원 공간정보 처리가 텔레매틱스의 기반이 됐다. 당시 연구를 담당하던 연구진은 현재 경원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양영규 박사와 지금도 ETRI의 공간정보연구팀을 지키고 있는 김경옥 팀장 등이 있다.

공간정보에서 위치정보 연구로 넘어온 시기는 모바일이 뜨기 시작하던 90년 말이다. 2001년 들어서는 위치기반서비스(LBS)연구가 본격화됐다. 이 연구기반이 현재 이동통신 3사의 지도찾기 등 위치확인이 가능한 콘텐츠의 상용화 계기를 만들었다.

또 통신기술 분야에서는 임춘식 박사 등이 지난 97년 기획과제로 시작된 지능형교통시스템(ITS) 연구를 기반으로 2000년 ITS용 능동형 근거리 통신(DSRC)시스템을 연구했다. 올해부터는 셀룰러,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차세대근거리통신(ADSRC), 무선랜 등을 모듈화해 통합하는 무선통합기술을 개발중이다.

단말분야에서는 90년 말부터 김흥남 임베디드 SW기술센터장을 중심으로 SW인 운영체계를 연구해왔다. 텔레매틱스 연구단은 이를 기반으로 호환이 가능한 미들웨어와 통합시험 및 인증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주목받는 ‘마부와 5두마차’=ETRI의 텔레매틱스 연구단에는 이종훈 단장을 중심으로 텔레매틱스를 지원하는 서버연구와 통신, 단말기 등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5두마차가 핵심인력이다.

이와 함께 5두마차를 이끌고 있는 ‘마부’역할의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 이윤덕 텔레매틱스 프로젝트매니저(PM)(49)가 기획을 통해 핵심 기술 로드맵을 그려가고 있다.

이들 ‘마부와 5두마차’가 곧 제주도의 텔레매틱스 시범도시화 사업을 시작으로 우리 나라 전 국토를 텔레매틱스화하는 사업의 주역들인 셈이다.

이윤덕 PM은 삼성전자 통신연구소 출신으로 20년 가까이 기술 기획을 해 온 테크노 전문가이다. ‘처음’이란 단어가 언제나 그를 따라다닌다. 휴대폰 길안내 시스템인 SKT의 네이트 드라이브 기획을 처음부터 주도했다. 제주도 텔레매틱스 시범사업의 최초 입안자이기도 하다. 현재는 경찰청과 도로공사 등이 개별적으로 벌이고 있는 텔레매틱스 사업을 통합하는 통합교통정보센터를 처음 제안, 기획단계에 들어가 있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단장으로 선임된 이종훈 박사(46)는 연세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에서 원격탐사 및 GIS로 석, 박사학위를 다시 딴 ‘5두마차’의 사령탑이다. 이 단장은 LBS와 GIS에 관한 한 국내 연구수준의 한 축을 맡고 있을 만큼 내로라하는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테스트베드기술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종현 박사(43)는 텔레매틱스연구단에서 개발한 성과물을 시범도시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부터 이통3사가 연계된 개방형 LBS 플랫폼 등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경희대를 나와 연세대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일본 시바대학에서 GIS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오현서 박사(46)는 차량에서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필요한 셀룰러 DMB, 차량용 무선통신기술(WAVE) 등을 통합해 단말기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숭실대를 나와 연세대서 석, 박사학위를 받은 오 박사는 지난 82년 ETRI에 들어온 이후 94년부터 CDMA, IMT-2000 등 통신 분야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ETRI서 텔레매틱스 SW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권오천 박사(45)는 지난 88올림픽에서 까다로운 규칙으로 이름 나 있는 펜싱분야의 경기결과 처리 시스템을 세계 처음 완전 자동화했다. 또 SW를 쉽게 조립해서 쓸 수 있는 컴포넌트 조립도구(CBD)를 세계 처음 개발, 올해부터 상용화 제품을 내놓고 있다. 권 박사는 인하대를 나와 영국 티사이드대와 영국 더럼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ETRI 장병태 솔루션연구팀장(40)은 텔레매틱스 서버의 미들웨어와 ASP서비스 기술 개발, 텔레매틱스통합 정보센터 교통정보의 표준화된 플랫폼을 책임지고 연구 중이다.

서울대를 나와 충남대서 박사학위를 받은 장팀장은 시각장애우 정보 단말기를 개발, 힘스코리아를 통해 상용화할 만큼 장애우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이와 함께 대학 인력으로는 우선 충남대 이상정 전기정보통신공학부 교수(47)가 꼽힌다.

서울대에서 학,석,박사 학위를 딴 이상정 교수는 위성항법시스템(GNSS)연구의 권위자이다. 지난 94년 GNSS기술협의회를 구성하고 아시아 최초로 GPS/GNSS 기술관련 학술회의인 GNSS 워크숍을 주도했다.

또 충북대 유근호 컴퓨터 과학과 교수(52)가 꼽힌다. 유 교수는 텔레매틱스에 들어가는 DB관리 엔진과 인덱싱 기능 연구 외에 시간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국내 처음 설계, 구현했다. 유 교수는 숭실대를 졸업, 연세대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에서 2년간 리서치 스탭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업계, 알짜 기업만 남아=GPS센서 전문 기업인 네비콤(대표 이상문 http://www,navicom.co.kr) 기술연구소장 김영백 박사(45)는 텔레매틱스 요소 기술중 하나인 GPS 기술 전문가로 통한다. 부산대를 나온 김 소장은 국방과학연구소 출신으로 부산대에서 학,석사를 한 뒤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토종 LBS, ITS 전문가이다.

대덕밸리 GPS·GIS 전문 개발 기업인 지지21(http://www.gg21.co.kr) 이상지 대표는 서울대를 나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GIS 신제품으로 사용자가 목적지의 원하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정보시스템 ‘e-포지션’을 내놓고 텔레매틱스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TRI와 무선랜, 셀룰러, ADSRC, DMB등 무선통신 통합 단말을 개발하고 있는 온넷기술 김성규 대표(50)는 서울대 출신으로 ETRI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지난 98년 함께 일하던 송한영 이사와 창업했다. 현재 텔레매틱스 단말에 사용할 기지국 기능을 가상적으로 실행하는 기지국 시뮬레이터를 개발 중이다.

블루웨이브텔(http://www.bluewavetel.com) 하재권 대표(46)는 ETRI 무선방송연구소출신으로 경북대를 나와 충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ETRI에서는 안테나 기술 워크숍을 주도하는 등 위성방송과 지상파방송 수신용 안테나 분야 전문가이다. 지난 2000년 창업 후 안테나 분야 정보통신부 국제표준화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ETRI 출신 벤처 창업자인 코아보이스(http://www.corevoice.com) 강동규 대표(45)는 운전자에게 교통상황이나 e-메일, 화면정보 등을 음성으로 전환해주는 음성합성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SKT의 네이트 드라이브를 통해 서비스하고 있으며 쌍용자동차와는 최근 납품을 완료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