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녹색리본운동`

요즘 세대는 정보통신과 그 관련기술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러나 정보통신 발전만을 강조한 나머지 부적절한 사용에 대한 고민과 올바른 이용 방법에 대한 교육은 뒷전이다. 가끔 학생들로부터 인사말도 없이 내용만 달랑 써 있는 e메일을 받을 때면 만감이 교차한다. ‘안녕하세요 아무개입니다’라고 글을 시작하기가 그렇게 어렵단 말인가.

 또한 지하철과 같은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 통화 소음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4년 후반기 전국을 뒤흔들었던 대규모 수능부정사건은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 사회에서 답보하는 윤리교육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사용하는 방법만을 가르쳐주고 그 사용에 따르는 책임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한 결과다.

 올해부터는 수험장에 휴대통신 장비를 갖고 들어가지 못하게 한다지만 이 방법만으로 제2의 수능부정사건을 막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번 사건과 발맞춰 교육부가 중·고생에 대한 정보통신 관련 윤리교육 강화를 지시하였고, 정통부가 150개 대학에 인터넷 윤리를 교양과목으로 공식 채택해 줄 것을 요구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정보통신 윤리 확립은 단순한 법제정이나 교육 강화로만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현재의 통신문화는 익명성과 자유를 기반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새로운 정보를 창출함으로써 오프라인에서 느끼지 못하는 흡인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신세대의 통신장비 활용 방법은 기성세대의 생각을 뛰어넘는다. 감시와 제재만으로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보통신 윤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제도정비, 교육과 함께 계도와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주위로 시선을 돌려보자. 언제부터인가 익숙해진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줄 서기라든가, 가슴에 달려 있는 사랑의 열매, 차에 붙어 있는 승용차 요일제 스티커, 한글 주소 갖기 운동을 볼 때마다 우리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일들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계도와 홍보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우리가 원하는 답이 들어 있다.

 정보통신 윤리 확립을 위해 범국가 차원의 ‘녹색리본운동Green Ribbon Campaign’을 제안한다. 녹색리본운동이란 ‘자신의 표현에 책임을 지자(Responsibility in Free Speech)’ 운동이다.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지만 그 행위에 책임을 지자는 것이다.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줄로 안 선다고 법적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공감하기에 지금도 한 줄 서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어떤 제재나 감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녹색리본운동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첫째, e메일을 보낼 때는 녹색리본 그림 혹은 ▶G◀ 표시를 달자. 이것은 현재 보내는 메일은 인사말로 시작하였으며 보내는 사람의 인적사항 및 연락처를 명시하였고 본문 내용에는 비어·속어·욕설·비방의 글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보증이다. 둘째, 휴대전화에 녹색리본을 달거나 녹색리본이 그려진 스티커를 붙이자.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통화하지 않을 것이며, 공연장에서는 휴대전화를 꺼놓거나 진동으로 변경하고 통화시 예절을 준수하겠다는 의미다. 셋째, 학교의 홈페이지에 녹색리본을 달자. 본교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정보통신 윤리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정보통신 시대에 필요한 최소한의 예절을 교육하고 있다는 뜻이다.

 녹색리본운동은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정부·교육기관·언론기관이 합심해 스티커 제작과 배포, 지속적인 계도와 홍보를 할 때 가능하다. 또한 녹색리본 약정에서 휴대전화 기본요금 할인과 같은 혜택을 주어 일반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이 보여준 역량에 비춰볼 때, 세계적으로 모범이 될 수 있는 통신예절의 확립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올바른 정보통신 윤리 확립을 위해 올해에는 우리 모두 이 운동에 앞장서자.

조성호 한신대 정보통신학과 교수 zoch@h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