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관심사는 무엇일까.
정치, 경제, 사회의 이슈가 관심사인 시대는 지나갔다. 현대인의 관심사는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로 무장하고 다니는 현대인을 나는 셀프 제너레이션이라고 부른다.
디지털 세대의 또 다른 표현은 리플족이다. 자신의 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접근했으며 관심을 보이는가 하는 문제가 정치나 경제보다 더 중요한 시대다. 그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자신의 대리자(아바타)를 찾고 자신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고 글을 쓴다. 자신의 세계를 좀 더 재미있게 또는 화려하게 보이고 싶어서 여기저기에서 글과 그림을 복사해 오고 홈페이지를 꾸미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게 개인화되어 가는 시대에서 공리는 공허한 외침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이 시대에 IT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바로 정보의 재분배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의 통제와 재분배에 관한 담론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토플러나 그 외 학자들에 의해 예견되어 온 것이지만, 정보화사회 속에 숨어 있는 셀프족의 힘과 경제적 가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현상을 역행하려 하지 말고 흐름을 읽어야 한다.
미래 사회는 예견된 것과 마찬가지로 정보의 창출자보다는 정보의 분배자가 권력을 소유하게 된다. 즉 노하우보다 노웨어, 어떻게 하는가가 문제인 시대보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가가 더욱 중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물론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알려진 정보를 어떻게 찾아 재창조하고 이용하는가 하는 문제가 빨라진 시대상에 더욱 중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정보의 바다에서는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필요한 것을 배우는 일보다 불필요한 일을 배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정보와 비정보를 구분하고 선택된 정보에서 실질적 이윤을 추구하는 한편 얻은 새로운 정보를 재분배하는 것, 이것이 바로 미래의 권력자가 하는 주된 일이 될 것이다.
현대의 정치는 바로 이러한 맹점을 이용하기도 한다. 정보를 통제하기보다는 정보를 폭발시키고 폭발된 정보 속에서 스포츠, 섹스, 공허한 가십으로 현대인을 중독시켜 실질적 정보에 접근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에 계속 노출되어온 현대인은 자신이 찾은 정보로 인해 자가당착의 오류에 쉽게 빠지곤 한다. 결국 자신의 찾아낸 정보는 잘못 생성된 것이거나 DNA 코드 속에 쓸데없이 끼워진 엑슨의 역할을 하는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엄청난 시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마는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이라는 기술의 진보는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시대에 이미 들어서 버린 것이다. 인간이 카메라를 처음 발명했을 때 포르노를 찍은 것처럼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정보의 바다를 헤매고 있는 젊은이에게 사회나 교육이 주어야 하는 나침반은 바로 정보에 대한 판단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IT강국으로 부상하려면 비정보의 확산을 막고 실질적 정보의 재분배를 이뤄야 한다고 본다. 정부는 음란사이트를 폐쇄하고 스팸광고의 확산을 막으며,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또 학원은 학생의 정보 선택 능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하고 전인적인 교육을 해야 할 때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셀프 제너레이션이여, 인터넷 안에 진정한 강자로 군림하고 싶다면 셰익스피어를 읽어라”라고 말이다. 역시 세계를 지배하는 사람은 지식검색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찾는 이가 아니라 셰익스피어를 읽은 사람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자.
◆윤경목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수 gyoon@isc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