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쯤’ 어느 날. 황우석 교수가 대중가수 강원래의 귀에서 체세포를 채취한다. 황 교수는 기증받아 놓았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다음, 강원래의 체세포 핵을 이식한 후 체세포 핵을 난자세포질과 융합해 수정란처럼 만들고 배아가 발달하면 줄기세포를 추출해 배양한다. 배양된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해 강원래의 손상된 척추 부위에 투입한다. 며칠 후, 강원래는 다시 걸을 수 있게 돼 새 인생을 시작한다.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의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 및 배양을 통한 세포치료연구’의 목표다. 황 교수는 또 △광우병 내성소 생산 △무균 미니복제 돼지를 이용한 인간 장기 생산 등 가히 혁명적인 생명공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세계가 그의 줄기세포 연구성과(2004년 2월)에 놀랐고, 우리 정부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에만 265억원을 황 교수팀에 지원한다. 새 연구실 건립비 100억원, 무균 복제돼지 사육관리시설 구축비 80억원, 영장류 실험·수술시설 구입비 40억원, 광우병 내성소 실험목장 설립비 30억원, 인간배아 복제 및 줄기세포 연구지원비 15억원 등이다. 황 교수와 연구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안규리 서울대 교수의 ‘장기복제이식기술개발사업’에도 올해에만 25억원, 오는 2009년까지 150억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된다. 민간에서도 지난해 4월 ‘황우석 교수 후원회’를 조직하고 성금을 모집, 회원수 1196명에 후원금도 10억원이 넘는다. 황우석 교수에게 국민의 성원이 모이고 있다. 성급하게는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콤플렉스’를 단숨에 날려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에서 냉철한 시각을 가져볼 필요도 있다.
어느 시민단체 인사에게 “아직 생명윤리문제가 명확하게 해결되지 못했는데 부는 이런 열풍에 대해 특별히 할 얘기가 없는 겁니까”라고 물었더니, “요즈음 분위기에 어찌 황 교수의 연구를 비판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되묻는다.
공연히 황 교수를 비판하거나 성과를 폄하하려는 뜻은 없다. 다만 전폭적인 바이오 지원에 앞서 ‘따질 것은 따져가며’ 국민의 세금(지원금)을 쓰자는 말을 하고 싶다. 특히 일련의 병적증후군 같은 ‘찬양’과 ‘묻지마 투자’는 경계할 일이다.
경제과학부=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