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포럼]지역 벤처도 살려야 한다

 중소·벤처기업은 국가 경제성장의 근간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벤처기업은 정부 육성책에 힘입어 벤처정신과 기술력으로 무장해 국내외 틈새시장을 개척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활력소가 됐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벤처기업의 급속한 성장 과정에서 일부 불성실한 기업인이 사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정부의 육성책을 악용하는 등 벤처기업 성장의 그늘에는 도덕적 해이와 거품현상 등의 부작용도 있었다.

 최근 정부가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벤처기업에 2007년까지 10조원 규모의 보증을 제공하고, 대기업의 벤처기업 출자에 대한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예외인정 범위를 확대하며, 코스닥 등록조건을 완화키로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벤처기업 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조치라고 평가한다.

 각 지방자치단체 역시 벤처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지원시책을 마련해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현재 2000여개의 중소제조업체 사업장이 있고 이 중 벤처기업이 377개에 달하는 등 다른 지자체에 비해 벤처기업 수가 많은 성남시의 경우 자금·판로개척·인력양성·기술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시책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벤처기업의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위해 산업입지 개선 등 새로운 환경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역의 건전한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 관내 벤처기업, 연구기관, 대학, 금융기관, 각종 지원기관 등 지역경제의 주요 혁신 주체 간 유기적인 네트워크화를 추진하여 지역경제 핵심 역량을 극대화하는 한편, 각종 벤처지원사업을 종합·체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짐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와 첨단지식정보산업으로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육성책은 대부분 중앙정부를 중심으로 추진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중앙부처 간은 물론 지자체와 정책이 중복되는 경우도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측면도 없지 않다. 또한 지방 벤처기업은 정보 부족 등으로 지원에서 소외되는 경우도 있었고, 체계적인 지원정책의 결여로 성장단계별 지원전략이 없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중심의 벤처기업 활성화를 제안하고 싶다. 중앙정부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청사진과 로드맵을 제시하고, 지역의 기업과 산업적 특성 및 인프라를 잘 파악해 지방자치단체가 각기 지역 특성에 부합되는 프로그램을 개발·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함은 물론 지역의 산업집적화를 실현하여 지방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지역 중심의 정책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지자체는 관내 기업에 대한 철저한 현황 분석과 지원수요 조사에 근거한 지원프로그램, 성장단계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프로그램을 개발해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시행하며, 이를 통해 성장을 달성한 기업들이 다시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벤처기업이 자율과 경쟁을 바탕으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같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 벤처 육성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벤처기업은 중앙정부의 큰 정책적인 틀 속에서 성장전략을 수립하고, 지역경제의 중요한 일원으로서 지방정부와 호흡을 맞추어 단계적으로 질적인 성장을 이루어내는 것이 지역경제 발전과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이며, 이러한 지역혁신을 통해 국가 경제의 체질이 한층 강화되고 지역 균형발전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새로 입안하고 있는 벤처기업 육성책이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되고, 이를 시행하는 데 지방의 역할이 보다 강화되어 벤처기업의 성장이 지역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벤처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적인 발전관계가 구축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봉한 성남산업진흥재단 대표이사 ceo@snip.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