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 콘텐츠 불법 공유는 도를 넘어선지 오래다”
“내가 돈을 내고 구매한 CD를 내 홈페이지 배경음악으로 만드는 것까지 규제를 받아야 하나”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KIBA·의장 박성찬)가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디지털콘텐츠의 올바른 유통환경 조성을 위한 공청회’에서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 범위 등을 놓고 저작권자와 시민사회단체, 학계, 콘텐츠 사업자 등 이해당사자들이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이날 공청회는 정부의 저작권 보호 강화 입장 표명 이후 마련된 첫 번째 자리답게 100석의 좌석이 모자를 정도로 청중들이 많이 모여 KIBA의 발제와 패널들의 토의를 듣고 각자의 의견을 개진했다.
먼저 KIBA의 최재홍 대외협력실장은 발제를 통해 “지난해 미국 무역대표부 (USTR)가 우리나라를 지적재산권 분야 우선감시대상국(PWL)으로 지정했다”며 “불법복제는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패널토의에서 저작권자 진영은 불법복제 심각성을 역설하며 당국의 저작권 보호 강화 조치에 환영 의사를 비쳤다. 한국음원제작자협회 윤성우 법무실장은 “4800억원대의 음반시장이 소리바다 출현 4년 만에 4분의1로 줄었다”며 “IT 발달로 음악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에도 음악계가 어려운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강변했다.
반면 시민사회단체 입장은 크게 달랐다. 문화연대 이원재 사무처장은 “복제·공유·확산은 디지털 패러다임의 본질적 특성이므로 근대적 법제도의 틀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와 기업이 이용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규정해온 패러다임을 탈피해 콘텐츠의 공정이용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진보네트워크 오병일 사무국장도 “좋아하는 시를 게시판에 올려놓지 않고 어떻게 시동호회를 운영하겠느냐”며 “문화적 교류를 제약하면 문화적 발전도 없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지평의 이소영변호사는 “‘저작자의 창작노력을 무력화하는 행위는 막아야하지만 디지털 환경이라는 특수성에 대한 고민 없이 이용자 대부분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저작권침해의 사전예방 및 사후구제수단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관광부 저작권과 심동섭과장은 “저작권 보호는 원칙”이라며 “다만 돈을 내도 한 곳에서 원하는 음악을 모두 듣지 못 하는 등의 모순을 해결함으로써 ‘이용권’도 함께 보장해나겠다”고 밝혔다.
한 방청객은 “저작권 보호에는 동의하지만 갑작스런 조치에 대한 거부감이 워낙 크다”며 “교육과 계몽에 주력하면서 기술적 보호조치와 법제도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만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