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 케이블TV 출범 매체정책 전문가 워크숍

네트워크와 서비스가 제도적으로 분리된 국내 규제환경에서의 융합정책이 물리적 네트워크 중심으로 진행됐고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통신사업자 중심의 융합정책으로 나타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방송위원회가 지난 27일부터 사흘간 안면도 롯데오션캐슬에서 개최한 ‘케이블TV 지난 10년의 평가와 향후 전망 모색을 위한 매체정책 전문가 워크숍’에서 최성진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방송·통신 융합정책이 통신사업자 중심으로 진행돼 초고속 전송망사업자 선정 및 광대역통합망(BcN) 시범 사업자 선정 등에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배제되는 등의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물리적인 네트워크 중심의 융합정책이 ‘자동차 없는 고속도로’인 ‘서비스 없는 네트워크’ 구조로 왜곡시킨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전 세계적인 플랫폼 간 경쟁 추세가 광대역 가입자망 부분에서 시내전화사업자가 아닌 디지털 케이블TV의 광동축혼합망(HFC)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통신 융합정책에 대해 성열홍 CJ시스템즈 상무는 분리된 방송·통신 규제기관은 통합해야 하지만 관련 정책은 분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최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케이블TV 산업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사업자 간 겸영 및 복수 소유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SO 전체 77개 방송권역의 5분의 1로 제한된 겸영제한 규제를 3분의 1로 완화하고 매출액 점유율 33% 초과 금지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 교수는 “의무송신 채널의 최소화하고 직접사용채널을 활성화하는 등 채널 편성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크숍에 참여한 다수의 전문가들은 통신사업자가 추진하는 IP-TV 서비스가 기존 케이블TV를 위협한다고 해서 물리적으로 도입을 막을 수 없다는 것에 동의했다. 대규모 통신사업자들이 기술의 발달과 함께 포화 상태의 통신 시장에서 눈을 돌려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방송 시장으로 진입하려는 흐름을 강제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케이블TV에 적용되는 규제가 과도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IP-TV 등 새롭게 등장하는 매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지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케이블TV 업계의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투자를 꺼리거나 과열경쟁으로 인한 저가 공세,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의 공생보다는 채널 편성을 통한 횡포 등은 SO의 근시안적인 판단에서 나온 잘못된 행태라는 지적이다.

김국진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디지털방송 시대에 PP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해야 하고 소비자가 기꺼이 수신료를 지불할 수 있도록 콘텐츠의 질적 향상에 전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사진: 케이블TV 출범 10주년을 맞아 방송위원회는 27일부터 사흘간 안면도 롯데오션캐슬에서 ‘케이블TV 산업의 현주소와 법제 개선방향’ ‘디지털방송활성화 및 케이블TV의 포지셔닝’ ‘콘텐츠 유통 측면에서의 공정경쟁 정책’을 주제로 매체정책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