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신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시범사업에 리눅스가 채택됐다. 이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객관적인 평가와 그동안 리눅스를 채택시키기 위해 애써온 국내 SW업체들의 노력의 산물이다.
특히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에 대한 신뢰로 창구를 열어준 교육부 담당국장과 관계자들의 미래지향적인 의사결정은 국내 IT산업 종사자나 정책당국자가 모두 따라야 할 모범사례라고 할 것이다. 또 여러 갈등 속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합의하고 성원을 보낸 전교조 관계자들에게도 작은 결실을 이뤄냈다는 공을 당연히 돌려야 할 것이다.
비록 시범사업이 서울·경기지역에 한해서 추진되지만 공개SW에 대한 막연한 우려를 불식하고 본사업에도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또 지난 19일 SW사업자 간담회에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SW분야 지원을 강화해 ‘국내 SW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정보통신부의 정책 추진에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금번 시범사업에 적용된 리눅스가 본사업에 그대로 적용될 경우, 전국 단위의 공공시스템에 공개SW가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보안성과 경제성에 의문을 가지고 도입을 꺼려 왔던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의 공개SW 채택이 이어질 것이다.
특히 국내 SW산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의미 외에도 원천기술 확보와 SW 및 HW의 국산화율을 높여 정통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IT839 전략의 완성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IT산업의 핵심부품은 SoC와 SW로 반도체 분야가 IT839의 여러 완제품의 테스트베드로 떠오르고 이에 맞춰 SW국산화를 향한 문도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공개SW 활성화를 위해 기업과 정부가 가야 할 길은 멀다. 우선 리눅스 업체들은 이번 NEIS 시범사업을 통해 나오는 결과를 토대로 성능향상 및 지속적인 기술지원체계를 마련해 원천기술 확보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SW산업이 타 산업과 비교해 기술변화가 심하고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한 데다 공개SW는 이제 시장이 형성단계에 있기 때문에 기술개발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또 올 하반기에 있을 NEIS 본사업을 비롯해 다른 프로젝트에 국산 공개SW가 채택되려면 체계적이고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그리고 이번 시범사업에서 다소 아쉬웠던 HW의 국산화가 본사업에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정부 각 부처도 IT사용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흐름을 분석해 공개SW의 초기시장 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수용이 뒤따라야 한다. 시장 창출과 확산을 위해서 NEIS와 같은 정보화 프로젝트를 비롯해 전자정부, 공공부문 정보시스템에 공개SW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
비록 전자정부 프로젝트가 규모면에서 국내 공공분야 SI시장의 약 10%에 불과하지만 전자정부사업 추진과정에서 관련 중앙부처 및 지자체의 지역정보화사업, 행정정보화 등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고려한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당할 것이다.
공개SW에 대한 관심 증가와 시장확대의 바탕이 되는 인력양성에도 장기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제조업의 경우에는 기계가 노동인력을 대체할 수 있지만 SW산업은 기술을 갖춘 인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단기적인 공개SW 시장의 수요예측을 통한 기능·수준별 기술인력을 적시에 양성해서 공개SW 활성화의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이제 공개SW가 자라날 수 있는 작은 텃밭은 마련됐다. IT산업의 수장인 정통부 장관이 올해를 ‘SW산업과 IT SoC 도약의 원년’이라고 밝히고, IT839의 완성을 SW로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다. 공개SW도 발전을 거듭하는 등 공개SW 활성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잘 살려 공개SW를 비롯해 국산SW가 활짝 피어나기를 기대한다. 다시 한 번 교육부의 용기 있고 의미 있는 결정에 우리 IT산업 모든 종사자와 더불어 성원을 보낸다.
◆고현진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장 hjko@softwar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