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IPTV 정책방향

인터넷은 지상파, 위성, 케이블TV에 이어 방송의 네 번째 매체로 급부상, 방송과 통신의 중심 매체로 등장했다. 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 제공은 오래됐지만 이제는 인터넷망과 연결된 PC 또는 텔레비전을 통해 기존 방송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 이를 IPTV라고 한다. 1999년 영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IPTV는 2003년부터 본격화돼 홍콩과 이탈리아에서는 IPTV로 성공한 사업자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 그리고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간에 이견을 보이면서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적인 여건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로 수익을 늘리려 하지만 반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경쟁매체로 보고 견제한다. 방송위원회는 IPTV를 별정방송사업자로 규정해 규제하려 하며,정보통신부는 부가통신서비스로 관장하려 한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1월부터 IPTV에 대한 해석을 내리고 부처간의 이견을 조정하러 나섰지만 여의치 않다.

만약 IPTV가 통신사업자들과 정보통신부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부가통신 서비스로 규정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사업자들은 진입규제와 영업규제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콘텐츠 규제 역시 상당히 약하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 SO는 IPTV가 케이블TV의 동일한 서비스이므로 방송법상 동일한 진입규제, 영업규제 및 진입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방송위원회 역시 IPTV를 방송법내에서 규정해야한다고 보면서 다만 SO보다는 완화한 규제가 낫다는 입장이다.

모든 신규 서비스가 그렇듯 IPTV 역시 시청자들의 편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동시에 산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게 정책 당국의 역할이다. 시청자의 선택 기회가 늘어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저가로 제공받을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IPTV의 조기 도입이 필요하다. 방송위원회의 주장대로 별정방송사업자로 방송법의 범주에 넣고, 규제를 현재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보다 완화해 적용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다. IPTV에 대해 진입을 규제하지 않고, 영업규제를 현 케이블TV보다 완화하며, 현 방송에 대한 내용 규제보다 약한 규제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정보통신부의 주장이 설사 논리적으로 타당할지라도 IPTV 서비스의 조기 도입을 위해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IPTV는 기술적으로 통신망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방송서비스의 성격이 강하므로 방송 정책 기관이 관장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IPTV의 도입은 통신사업자의 방송시장 진출을 의미하므로 방송사업자들은 이를 우려하면서 견제하고 싶은 상황인데, 방송위원회가 이러한 방송사업자의 입장을 감안해 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

엄격한 진입규제를 받고 있는 SO의 입장에선 IPTV에 대한 진입 규제의 철폐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 케이블TV의 진입 규제는 네트워크의 규모의 경제에 근거한 자연독점성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IPTV는 이미 포설된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인터넷 접속서비스는 이미 여러 사업자에 의해서 경쟁적으로 제공되므로 자연독점성에 근거를 둔 케이블TV의 진입규제를 IPTV에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SO에 대한 진입 규제와 영업 규제도 IPTV 사업자와 같은 수준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유사한 서비스에 서로 다른 규제가 적용되는 문제점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새로운 진입자를 규제할 것이 아니라 기존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올바른 해법이다. 내용 규제는 매체의 영향력에 따라서 규제의 정도를 달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지상파 방송에 가장 강한 규제를 하고, IPTV에는 케이블TV보다 약한 규제를 적용해 조기 서비스되도록 하는 것이 정책당국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 권호영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hykwon@kb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