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가전 내수 회복 `불씨`살리자

 2년여 동안 동면에 빠졌던 국내 가전시장이 올 들어 완연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정말 모처럼 듣는 반가운 소식이다.

 디지털TV는 1, 2월 판매가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작년 동월대비 30% 늘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LCD TV 판매는 무려 4∼5배나 늘어날 정도로 두드러진 신장률을 보였고 에어컨, 드럼세탁기 판매도 2월에만 작년보다 4배 정도 증가했다고 한다. 특정제품에 한정되지 않고 TV, 백색가전에서 디지털카메라, 전자사전 등 소형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전제품군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이야기다. 현장에서 이처럼 온기를 말할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얼어붙었던 소비심리가 풀리고 내수가 살아나고 있다는 해석이 충분히 나올 만도 하다.

 가전제품은 특히 경기에 민감한 대표적 내구소비재다. 때문에 이 시장이 살아난다는 것은 IT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불씨가 댕겨진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더욱이 가전제품의 비수기인 1, 2월에 판매가 늘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더욱 기대감이 든다. 이달부터는 결혼시즌이어서 신혼수요마저 연결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고 하니 반짝경기에 그칠 가능성도 작은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이런 가전제품 판매 증가를 본격적인 내수 회복으로 속단하기는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다. 1, 2월의 수치만 보고 추세적 흐름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2월은 설 연휴가 있기도 했지만 졸업시즌이 겹쳐 전자사전,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 소형가전제품이 잘 팔릴 수밖에 없었던 요인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또 아무리 결혼시즌이 시작됐다 하더라도 고용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고 가계 부채, 신용불량자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고 현재 상태에서 내수 회복 여부를 판가름하는 논란을 벌일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가전제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요인을 분석해 전체 IT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확산하는 일이 중요하다. 올해 들어 가전제품 내수가 꿈틀대는 것은 무엇보다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소비심리 회복에는 IT839 정책이나 신벤처 정책을 비롯한 정부의 경제 살리기 정책으로 증시가 살아나면서 가계의 소비여력까지 뒷받침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비여력은 작년 말부터 이번 설까지 일부 대기업에서 풀려 나온 특별상여금이 큰 몫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가전제품 내수 호조세를 본격적인 IT경기 회복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비여력 조성이 시급하며 이는 국내 투자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가계부채,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로 이뤄질 수 있다. 이와 함께 신벤처 정책이나 IT839 정책처럼 경제 주체들의 의욕을 돋을 수 있도록 적절한 세부대책을 세우고 충실하게 실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가계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돈 있는 사람이 국내에서 돈을 쓸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그만큼 지금의 경기회복 불씨를 살려나갈 수 있을지는 앞으로 정부 하기에 달렸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들이 디지털TV 방송시간을 늘리고 디지털로 방송되는 위성방송이 지상파 방송을 재전송하면서 LCD TV, PDP TV 등 디지털TV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와이브로(휴대인터넷)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의 서비스가 이른 시일 내 본격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기에 이용자들이 관련 하드웨어 구매를 머뭇거리게 하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파악해 정부가 해소해 주어야 할 것이다.

 가전업체를 비롯해 IT업체들이 이런 분위기가 식지 않도록 수요자들의 성향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다양한 마케팅에 나서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