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독도와 BcN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의 날’ 제정을 강행하고 교과서 파동을 재연하자 국민의 분노가 치솟았다. 특히 일본 보수우익의 독도 도발에 대해 용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일부 시민은 극단적인 행동도 불사했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 CIA 보고서에서 분쟁지역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등 미국과 국제사회에 독도 문제를 이슈화하기 위해 치열한 로비를 벌였다는 후문이다.

 이 문제를 처음 보도한 ‘MBC 시사매거진 2580’은 반크의 말을 인용, 우리가 독도문제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사이에 일본은 비교적 신뢰도 높은 CIA 보고서 로비를 통해 이슈화에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제주에서 열린 ‘NGN포커스그룹(FG NGN)’ 워크숍을 보면서 느닷없이 독도문제가 떠올랐다. 우리 정부와 통신사업자, 장비업체들이 BcN 계획을 세우면서 ‘명분보다는 실리’를, 또는 ‘명분과 실리’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을 자꾸 잊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FG NGN에서 브로드밴드 코리아의 위상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의장이 한국인일 뿐만 아니라 기고문과 참석자도 회를 거듭할수록 많아졌다. 해마다 추락해온 유선통신이 BcN으로 부활할 수 있다는 선언이 나왔고, BcN 구상이 ITU의 NGN을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FG NGN에 참여한 우리나라 관계자는 대부분 ETRI와 교수 등 학계와 연구소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통신사업자 중에서는 유일하게 KT가 참여했지만 삼성전자·LG전자 등 장비업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노텔·시스코·지멘스·알카텔·모토로라 등은 한국인 의장에게 ITU 스폰서 규정을 어길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행사 후원 경쟁에 열을 올렸다. 관련 워크숍을 통해 장비기술도 적극 제안했다.

 일본과 중국 정부는 어떤가. 정부 관계자들이 NGN 계획에 대해 장비 회사를 상대로 열심히 홍보했다. 최적의 장비를 값싸게 구입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IT839 전략과 BcN 계획을 대내외에 알리는 데 열을 올릴 때 외국 장비업체와 정부는 자신의 이익을 어떻게 극대화할 것인가에 골몰했다. IT코리아에 뿌듯했던 것은 잠깐이고, 이러다가 우리의 차세대 네트워크 비전이라는 BcN도 외산장비의 놀이터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좀처럼 헤어날 수 없었다.

서귀포=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