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안부두에 위치한 해양경찰청(이하 해경)의 본청은 일본 시마네현의 독도조례 통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승재 청장(53)은 혹시라도 벌어질 수 있는 사태에 대비, 독도 앞 바다 경비의 최전선에 서있는 해경의 최고 함정 ‘삼봉호(5000톤급)’로부터 수시로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
이 청장은 바다 정보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바다는 육상과 달리 유선 네트워크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먼 바다에서 통신하기 위해서는 위성을 이용해야 하는데 비용 부담이 크죠. 해상 교통 문자방송이나 휴대폰 문자 서비스, 구난통신망을 이용해 해상의 각종 항행 및 기후 정보를 제공하고, 조난사고나 선박 위치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지만 완벽한 디지털 해경 업무를 위해선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은 ‘광역위성통신망’ 구축이다. 무궁화위성을 이용한 광역위성통신망은 음성 통신은 물론 팩스, 인터넷 그리고 무엇보다 동영상 전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한반도 주변의 함정 움직임이 상황실 화면에 그대로 나타난다. 특히 함정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전방 10킬로미터 밖에 있는 국내외 선박을 식별할 수 있다.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그야말로 생중계 되는 셈이다.
내년부터 2010년까지 해경 전 함정에 중계기가 설치되는 이 작업은 특히 송도 신청사에 구축될 예정인 ‘최첨단 상황실’을 중심으로 해군 내 시스템을 연동, 해상 업무 공조의 위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청장은 “때가 때인 만큼 조만간 시행할 계획인 광역위성통신망 시험 운영은 독도 바다를 지키는 삼봉호와 인천을 연결해 수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올해 IT 역점 사업으로 인터넷 보안을 완벽하게 갖추는 것 그리고 정부부처 중 가장 먼저 도입한 성과관리시스템(BSC)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또 신청사 이전을 계기로 내부 업무시스템을 정보기술아키텍처(ITA) 기반의 통합행정정보시스템으로 개선하는 것도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청사가 세워지는 송도는 해상 물류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안정적인 물류시스템 지원이 해경의 주요 업무로 부각되고 있다.
이 청장은 “송도 내에 중앙부처로는 해경이 유일하게 들어서는만큼 우리나라 정부의 정보화 수준에 대한 첫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최첨단의 유비쿼터스 청사를 지을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신청사 네트워크를 기가급으로 높이고, 해군과 연동하는 첨단 상황실, 전자홍보관도 만들 계획이다.
이 밖에 전자태그(RFID)를 이용, 일반 어선에 칩을 부착해 선박의 정보를 자동 인식, 원거리에서도 우리 어선과 중국 등 타국 어선을 식별하는 인프라도 도입할 계획이다. 지금은 각 항·포구에서 출항하는 어선이 나무로 된 신호포판을 갖고 신분을 확인하는데, RFID가 구축되면 경비함정 레이더를 통해 어선을 식별하고 안전 항해를 유도할 수 있게 된다. 해경은 이를 위해 한국전산원에서 추진하는 올해 RFID 적용 선도사업으로 ‘어선 적·아 식별 RFID 개발’에 관한 과제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 청장은 사시(24회)에 합격한 법학도지만 청내에서는 ‘파워 IT맨’으로 통한다. 일선 파출소장들에게 근무외 시간 비상 보고는 휴대폰 메시지로 처리할 것을 요구할 정도다. 청장으로 처음 부임한 작년엔 정부 부처 중 유일하게 ‘주간 전자신문 e포커스’도 만들어 운용토록 했다.
“IT는 나이나 전공과 무관하지 않냐”고 말하는 이 청장은 “내년 해경 출범 10주년을 앞두고 바다의 국경을 지키는 해경이 바다 위의 유비쿼터스를 실현하는 프런티어로 활약하는 것을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이 청장은 지난 85년 경찰으로 임용된 이래 대통령비서실 치안비서관을 거쳐 인천·경기지방경찰청장과 경찰종합학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1월 7대 해경 청장으로 임명됐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