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의 날]인터뷰-신경섭 기상청장

 신경섭 기상청장(52)은 일복이 많은 사람이다.

지난해 10월 취임하자 곧바로 최근 몇 년간 기상청의 최대 과제였던 기상용 슈퍼컴퓨터 2호기 가동을 지휘했다. 올들어서도 하반기 슈퍼컴 2호기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예보 시범서비스 시작에 대비한 소프트웨어 개발, 정보시스템 개편 등 산더미같은 일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작년 말 동남아 지진해일(쓰나미) 대재앙 이후 이어진 후속 대책마련, 그리고 최근 일본 훗카이도 강진 발생에 따른 쓰나미 경보 체제 강화 방안 마련 등으로 그에게는 “눈코뜰새 없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듯 싶다.

예고없는 자연재해가 인간을 위협할수록 기상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예보의 정확도를 향상하는 디지털 예보가 더 중요해지기 마련.

“예보는 쓰나미와 같은 재해 대비나 일상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야 할 뿐 아니라 산업에 적용돼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예보 시대에는 예보의 응용범위와 경제에 기여하는비중을 높여가야 합니다”

신 청장은 “디지털예보가 잘 되려면 우선 슈퍼컴이 잘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둘째로는 슈퍼컴이 예측한 값을 수정, 보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중요하다는 게 신 청장의 생각이다. 기상청은 5월중 하드웨어(슈퍼컴2호기 시스템)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갖춘 시범 버전을 완성하고 10월부터는 디지털예보시스템을 시험 운용할 계획이다.

“디지털(Digital) 예보가 시작되면 ‘차차 흐려져 비’와 같은 단순한 문장 형식의 예보 뿐 아니라 전국 지역별, 시간별로 기온, 습도, 황사 등 다양한 기후요소에 따라 각각 정량적인 수치(Digit)가 나오게 됩니다. 민간예보사업자들이 이 수치를 다양한 의사결정모델과 다양한 매체에 적용해 경제적인 가치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신 청장은 기상의 날을 앞두고 ‘열린 기상청’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주창했다.

‘열린 기상청’이란 기상청의 예보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잘못된 예보는 겸허히 심판받겠다는 파격적인 발상이다.

신 청장은 “처음 ‘열린 기상청’계획을 공개했을 때 기상 관련 원로들의 심한 반발에 부닥쳤지만 한 번 해보겠다는 소신으로 추진했다”며 소회를 밝혔다.

“우리 기상청의 수치예보모델이나 슈퍼컴 수준은 선진국 수준에 못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상청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알고있는 것은 거의 전무합니다. 투명하게 기상예보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기상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넓히고 국민들에게 가깝게 다가가는 기상청이 되겠습니다”

그는 ‘디지털 예보’와 ‘열린 기상청’으로 거듭나고 있는 2005년 기상청의 변신을 기대해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