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나사 풀린 기상청

 지난 휴일 전 국민을 쓰나미(지진해일) 공포에 떨게 했던 일본 후쿠오카 지진과 관련해 23일 김희정 한나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충격적이다.

 청와대와 소방방재청, 해군본부, 원전, 한전 등 주요 지진통보 대상 기관 상당수가 기상청으로부터 지진발생 통보를 제때 받지 못했고 심지어 기상청장조차 지진발생 팩스 수신문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실제로 쓰나미가 우리나라에 다가왔을 경우 일사불란하게 대처해야 할 주요 기관들이 손을 놓고 있었을 상황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이러한 어이없는 일이 발생한 것은 2002년 8월을 마지막으로 지진발생 팩스 통보문을 보낼 송신리스트가 갱신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확인됐다.

 작년 말 동남아 대재앙 이후 국내에서도 쓰나미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기상청은 대비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정작 가장 기본적인 연락체계조차 손대지 않았음이 이번에 확인된 셈이다.

 기상청은 지난 3월 각 관계기관에 협조 공문을 보내 ‘송신리스트 수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김희정 의원의 일부 발표 내용에 대해서 “송신대상 기관이 맞으므로 사람이름이 틀린 것은 상관없다”고 해명했지만 2년여 동안 점검없이 송신리스트를 방치했다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들다. 더구나 상시 연락체계를 유지해야 할 담당자가 교체된 일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은 팩스뿐 아니라 휴대전화와 같은 휴일 비상연락수단도 갖춰지지 않았음을 뜻한다.

 1분이 아쉬운 지진해일 예보에 대한 기상청의 느긋한 대처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상청장도 스스로 “지진해일 관리가 부실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하고 있다.

 휴일 지진에서도 입증됐듯이 한반도는 지진이나 쓰나미로부터 안전지대가 아니다. 예고없는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사불란한 정부의 대응 체제가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

 얼마 전 기상청장을 차관으로 승격하는 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돼 오는 4월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부디 기상청이 강화되는 위상에 걸맞게 신속 정확한 방재 체계를 갖춰주길 기대해 본다.

경제과학부·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