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해마다 그날이 오면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정부에 점자단말기를 신청한 뒤 로또 복권 당첨을 바라는 심정으로 보조금 지원을 기다립니다.”

 얼마 전 장애인을 위한 국산 점자단말기를 개발한 기업 관계자의 쓴 소리다. “500만원대에 이르는 점자단말기에 대해 정부가 80%를 지원해 주지만 예산의 한계로 국내 시각장애인 3만2000여명의 1%도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 그는 덧붙였다.

 20일 25회 ‘장애인의 날’을 맞는 장애인과 보조기기 전문업체들은 해마다 비슷한 푸념을 늘어놔야 하는 자신들의 처지가 한탄스럽다.

 올해 정보통신부가 장애인용 특수 보조기기 보급 사업에 책정한 예산은 불과 13억원. 지난해 4억 원에 비하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지만 올해부터 고가의 점자단말기가 보급 제품에 포함된 점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턱없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장애인 단체와 전문가들은 보급도 보급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로 다양한 IT 보조기기 및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완료됐지만 대다수는 정작 이 같은 제품이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매년 전국 체신청별로 보조기기 지원 신청을 받고 있지만 지난해 PC가 품목에서 제외되면서 신청률이 급감하기도 했다. 올해 체신청 신청서에는 점자단말기 신청 지원자는 맹학교 졸업증서 등을 첨부해야 한다는 조항이 덧붙여지면서 신청자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또 공공기관들이 장애인 대상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면서 첨단 보조기기에 대한 교육 및 홍보에는 다소 소극적이라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장애인의날’이나 ‘정보문화의달’ 등 연례 행사가 있을 때마다 관련 전시회나 홍보 활동이 펼쳐지지만 상시적인 교육 기회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

 해마다 장애인의 날이 돌아오면 장애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정보통신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거창한 구호가 정보화 시대의 소외를 실감케 하는 가슴 아픈 미사여구로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문화부·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