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장기 IT수출전략 필요하다

 IT 수출이 심상치 않다.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전체 수출이 230억달러를 웃돌며 두 자릿수의 견실한 증가세를 유지했으나 IT 수출은 10.2% 늘어난 반도체를 제외하면 정체되거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간 반도체와 함께 우리 IT 수출을 견인해 왔던 무선통신기기는 5월 0.2% 성장하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물론 작년 같은달 81.7%의 높은 수출증가율에 따른 통계적 반락 효과와 중저가 제품의 가격경쟁력 심화 등이 원인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하지만 올 들어 월별 성장률을 보면 둔화세가 뚜렷하다. 3월 16.2%였던 증가세가 4월엔 10.6%로 둔화된 데 이어 5월엔 0.2%로 3개월 연속 주춤거리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매월 40% 이상 고성장세를 보여 왔던 것과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5대 수출품 중 하나인 컴퓨터 관련 제품의 급락 추세는 심각할 정도다. 올해 1월에 작년 동월 대비 -20.6%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 내림세다. 뿐만 아니라 감소폭도 -27∼29%로 커 산업기반의 위축까지 염려될 지경이다. 오히려 작년 상반기 40∼50% 성장세를 기록한 게 이상현상으로 느껴진다. 지난 4월 1.9% 성장세를 보인 가전제품 역시 중국 제품과의 경쟁 심화와 현지 생산 확대 등으로 5월에는 -3.3%로 뒷걸음질쳤다. 5월까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부품만이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을 뿐이다.

 IT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40%를 차지한다. 때문에 IT 수출 둔화는 곧바로 전체 수출 둔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동차나 선박 수출이 살아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다. 하지만 수출전선은 안개가 자욱해 언제까지 지속될지 불안하다. 중국 위안화 절상에 따른 환율 하락 가능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지역 블록화의 급속한 진행 등 대외 요건은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IT 수출 둔화가 이대로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인 수출 기반마저 흔들릴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정확한 원인 파악과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IT 수출이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정부 분석처럼 작년 수출이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여 통계적 요인에 따른 것이기도 하고 고가 브랜드의 인지도 취약, 저가 제품 가격경쟁력 열세가 원인일 수 있다. 겉으로 들어난 원인으로는 미국·일본 등 주요국으로 IT 수출이 크게 감소한 것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IT산업 전체적으로 조정기에 접어들었고 차세대 성장동력 제품의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큰 요인이라고 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사실 지금의 IT 수출 위축을 당장 해소할 수 있는 묘수란 거의 없다. 미국·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가 안정세여서 당분간 이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IT기업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금의 수출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힘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올 들어 반도체 수출이 환율 하락에다 주력 제품인 D램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등 불리한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가 플래시 메모리 수출 확대 때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러하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는 수출 대상국도 개도국 등의 신흥 시장으로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에 대한 진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또 반도체·휴대폰 등 몇몇 품목에 집중되어 있는 수출상품도 보다 다양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집중화된 수출 구조의 변화 없이는 수출 안정성을 확보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