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레벨과 차 한잔]KT 콘텐츠전략팀장 이치형 상무

“어디에 몸담고 있든 디지털 콘텐츠를 화두로 하는 모든 일에 자신있습니다.”

 KT의 콘텐츠전략팀장을 맡은 이치형 상무(42)는 디지털 콘텐츠와는 남다른 인연이 있다. 지난 3월 KT로 옮기기 전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콘텐츠 사업 부문을 책임졌기 때문이다. 콘텐츠 기획과 생산을 담당하는 인터넷 기업에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제공하는 KT에 새롭게 둥지를 튼 것부터가 화제거리다. 세간의 관심이 이 상무에게 집중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상무는 KT에서 일하게 된 결정적인 배경에 대해 “인터넷 포털의 콘텐츠 사업은 고객 접점을 직접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원천 콘텐츠를 직접 컨트롤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KT는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다양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사업을 기획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반신반의했다. 인터넷 기업과 조직문화가 다른 KT에서 이 상무가 어떤 역할을 할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상무의 이력은 주변 사람들의 우려를 불식한다. 이 상무는 지난 2000년부터 미국계 기업에서 무선콘텐츠 사업을 총괄했다. 2002년부터 2003년까지는 와이더댄닷컴의 미국 지사장을 맡으며 이통사 T모바일과 2000만달러 규모의 무선콘텐츠 공급 계약을 하는 등 사업 수완을 발휘했다.

 2004년부터 KT로 옮기기 전까지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콘텐츠 사업과 신규 컨버전스 사업을 책임졌다. 그만큼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신규사업 기획이 이 상무의 활동무대인 셈이다.

 이 상무도 인터넷 기업이 거대 통신업체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한다. “인터넷 기업은 속도가 경쟁력이기 때문에 실무 담당자가 신속히 의사를 결정하고 책임지는 구조지만 거대 통신업체인 KT는 의사결정이 느린 단점이 있으나 여러 사업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콘텐츠 업계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이 상무는 “콘텐츠 업계는 매출 성장, 다양한 사업 분야, 직원수 등에서 볼 때 태동기를 지나 성숙의 단계에 이르렀다”며 “초기 벤처 시절에는 개인의 역량에 의존했으나 이제는 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조직 및 관리시스템,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최근 대기업 간의 콘텐츠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 KT그룹 차원의 실질적인 콘텐츠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이 상무의 책임이다.

 “스트레스요? 한발짝 물러서는 여유를 찾으면 스트레스가 싹 사라집니다.” 이 상무에게서 위치에 어울리지 않는 여유가 묻어난다. 그런 여유로움 덕분에 국내 콘텐츠 산업을 이끌어 가야 하는 묵직한 짐이 가벼워 보였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