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갑작스럽게 터진 두가지 악재에 바짝 움츠려 있다.
하나는 게임업계 대표주자인 넥슨이 표절시비에 휘말린 것이고, 또 하나는 나라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국군 모부대 총기난사 사건의 유탄이 게임업계까지 튄 것이다.
우선 넥슨은 표절 시비를 되도록 빨리 봉합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쓰고 있다. 차기작 ‘제라’의 이미지 그림중 한조각이 고스란히 떼붙여졌다고 제기된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IMC게임즈측을 즉각 방문해 사과의 뜻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하기도 했다. 일단 업계에선 ‘실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선보일 게임에 대한 ‘계획된 의도’로 비춰지기에는 조잡하리 만치 단순한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사건이 ‘제라’라는 게임이 가진 전체 게임성과 표현한계까지 왜곡시키는 방향으로 흘러선 안된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영화로 말하자면 홍보 포스터의 그림 한조각이 같았다고 해서 영화 전체의 흐름이 똑같다고 단정지을 수 없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
‘제라’나 ‘그라나도 에스파다’나 모두 시대의 대표작으로 만들어지길 바라는 이용자들은 서로의 진가가 상대측에 대한 흠집내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보다 나은 작품을 위한 채찍질과 자극으로 만들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지난 19일 아침 최전방부대에서 8명의 꽃다운 청춘을 앗아간 총성과 폭발 만큼이나 게임업계도 후폭풍에 휩싸였다. 사고를 저지른 김 일병이 ‘게임광’이었다는 소문이 일파만파로 사회 전반에 번져나가고 있는 것. 심지어 일부에선 ‘게임과 현실을 혼돈한데서 오는 충동적 살인’이라고 사건 본질까지 재해석해 내놓고 있다. 설령 김 일병이 게임에 심취해있었다고 하더라도 사건 원인 전체를 일반화해 게임으로 ‘살인동기’를 몰아가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성인으로서의 역할과 가치판단이 무겁게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면 더욱 그러하다는 주장이다.
마녀사냥 처럼 ‘게임은 살인의 공모자’로 무조건 몰아가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회의 기능을 무시한 채 게임에만 책임을 돌리는 단발적 인식체계가 더 큰 문제인 셈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