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5시]누구를 위한 법제정인가

“너무 심합니다. 새벽에는 온라인 게임 서비스 자체를 하지 말라니요. 청소년들이 그렇게 걱정되면 학생들의 어깨에 감시 카메라를 하나씩 달고 다니도록 하는 법을 만들어야죠.”

최근 모 국회의원이 심야시간 대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을 규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힌데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그 내용을 보면,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온라인 게임 업체가 청소년들에게 게임물을 서비스할 수 없도록 명문화하고 있는 것인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저녁 10시 이후 청소년들의 PC방 출입 금지 보다 훨씬 강력한 수준이다. 모 국회의원측은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중독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법안 발의안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반응은 매우 차갑고 못마땅하다는 반응이다. 그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얼마 전 전국을 뒤흔들었던 두발 자유화 사태처럼 ‘청소년은 사리판단을 전혀 하지 못하는 무뇌아로 인식하는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업체 관계자들도 ‘사회주의 국가에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라며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의 청소년들은 사회가 정한 범위에서 미성년자로 분류될 뿐 과거와 달리 몸도 마음도 성인과 다름없다. 그런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자율권을 인정하지 않고 ‘시키는대로 하라’는 식의 고압적인 자세는 오히려 반발만 가져온다는 것은 이미 많은 선례를 통해 알 수 있다. 또 밤 새 가며 게임에만 열중하는 청소년을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청소년들이 과도하게 온라인 게임에만 몰입하는 것을 반기는 업계 관계자는 없다. 금쪽같은 자식을 가진 부모의 입장이기도 한 그들이기에 더욱 그렇다. 물론 지금까지 각종 캠페인이나 건전한 게임 문화를 위해 업계가 노력을 게을리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업체들이 조금씩 힘을 모아 노력하면 금방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법을 통한 규제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자세는 결코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이해당사자들이 거부하는 법을 만들려는 이유가 눈에 보이질 않는다. 청소년 문제는 1차적으로 부모의 관심 부족이지 관계법률이 허술해서가 아니다. 과연 누구를 위한 법제정인가 묻고 싶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